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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자금세탁방지 인력 증원...국민·신한은행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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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자금세탁방지 인력 증원...국민·신한은행 '최다'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9.1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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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은행의 자금세탁방지(AML) 전담 인력이 1년 새 20% 넘게 증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한 시스템 고도화 역시 꾸준히  추진 중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은 올 상반기말 기준 246명으로 전년 동기 199명에 비해 47명, 비율로는 23.6% 증가했다.

은행별 인력 규모는 KB국민은행이 64명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6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하나은행(47명), 우리은행(45명), IBK기업은행(27명)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 자금세탁방지부의 주요 활동사항으로는 △자금세탁방지 관련 업무계획 수립 및 추진 △의심스러운 거래보고(STR) 및 고액 현금거래 보고(CTR) 관련 업무 △고객알기제도(KYC) 관련 업무 △자금세탁방지 등을 위한 내부통제 정책의 설계·운영 및 평가 △자금세탁방지 관련 대외기관과의 업무협조 및 정보 교환 △전사 자금세탁 및 공중협박자금조달 위험관리(RBA) △국외점포의 자금세탁방지 지원 등 다양하다.

인원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행장 허인) 자금세탁방지부의 경우 부장 1명, 팀장 3명, 팀원 23명, 계약인력 37명(퇴직직원 재채용 인력)으로 구성됐다.

신한은행(행장 진옥동)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4대 은행 중 가장 적은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 수(37명)를 보유했다. 하지만 1년 만에 26명(70.3%)의 인원을 충원하면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하나은행(행장 지성규)과 우리은행은 각각 24%와 5%의 인력 증가율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자금세탁방지부를 자금세탁방지센터로 격상함과 동시에 부서장을 본부장급으로 선임했다.

반면 지난 4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과 8600만 달러(약 1049억 원)의 벌금(제재금)에 합의한 바 있는 IBK기업은행(행장 윤종원)의 자금세탁방지부 인력은 27명으로 지난 1년 간 1명 증가에 그쳤다.

국내 은행들이 자금세탁방지 인력을 대폭 충원하며 그 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열악한 업무 역량이 점차 개선되는 모양새다. 이들 은행들은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계 은행들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 규모로 지적을 받곤 했다. 현재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자금세탁방지 관련 업무 부서의 직원 수는 각각 68명과 81명이다.

또한 국내 은행들은 인력 충원 외에도 자금세탁방지 업무 강화를 위해 신기술을 도입하는 등 시스템 및 관련 정책을 꾸준히 보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금세탁방지 업무에 AI(머신러닝), RPA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자금세탁방지 고도화 프로젝트’를 지난 4월부터 추진해 이달 완료했다.

신한은행은 자금세탁 의심거래 보고 업무에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자금세탁 위험도 측정 모델을 개발해 고위험 의심거래 탐지의 정확도를 높혔다. 기존에는 해당 업무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자금세탁 위험거래 보고 대상을 선정했었다.

또한 자금세탁 의심거래 보고를 위한 정보 수집에 로봇업무자동화(RPA)를 도입해 금융정보의 수집 및 정리 업무를 자동화했다. 자금세탁방지 업무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Dash-Board)를 설계해 보고 체계를 효율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노하우가 축적된 AI 및 RPA 기술을 자금세탁방지 업무에 적용했다”며 “앞으로도 자금세탁방지 및 은행의 컴플라이언스 업무 전반에 혁신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지난 6월 자금세탁방지 업무 담당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세계 최대 자금세탁방지 전문가 협회(ACAMS)의 기업회원 서비스를 국내 기업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우리은행(행장 권광석)은 이달 글로벌 통합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PwC를 통해 해외지점 컨설팅을 완료했다. 이후 글로벌 AML전문 솔루션 제공업체인 SAS사를 선정해 해외 9개 지역 지점을 대상으로 새로운 AML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7일 싱가폴, 시드니 지점 오픈을 시작으로 14일에 동경, 런던, 홍콩, 두바이, 바레인, 다카 지점과 인도지역본부(첸나이, 구르가온, 뭄바이지점)에 시스템 도입을 완료했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통합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해외영업점에 무역기반 자금세탁방지, RA(위험평가) 기능을 도입했다. 또한 국외 AML 포털을 구축해 해외지점의 위험요소 관리 및 현황 점검‧분석 통합기능을 통해 본점에서 관리가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해외지점뿐만 아니라 10개 해외 법인도 AML 체계 진단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 중에 있다. 오는 2021년 시스템 개선을 통해 ‘글로벌 통합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통합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글로벌 수준으로 구축했다”며 “이번 시스템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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