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테슬라 배터리 데이, 신기술 공개 등 특별함 없어...상용화 앞둔 LG화학·삼성SDI 리스크 해소
상태바
테슬라 배터리 데이, 신기술 공개 등 특별함 없어...상용화 앞둔 LG화학·삼성SDI 리스크 해소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9.23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진행한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원가절감 계획이 공개된 가운데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을 긴장시킬만한 신기술 공개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데이 행사는 테슬라가 새로 개발한 기술과 생산 계획 등을 공개하는 자리다. 이날 발표에서는 자율주행차와 배터리 원가 절감에 대한 계획이 언급됐다.

LG화학(대표 신학철), 삼성SDI(대표 전영현),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 등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업체들도 이미 테슬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으로 배터리 원가절감 기술을 개발 중이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한 달 내 완전 자율주행 버전으로 업데이트 된 ‘오토파일럿’을 공개할 것”이라며 “약 3년 후에는 완전자율주행 전기차를 2만5000달러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에서 테슬라는 더 강력하고 오래가는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 ‘4680’를 소개하며 배터리 원가 절감 혁신에 대해 언급했다.

배터리 양극의 코팅과 함께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니켈 함량을 높이는 방법으로 비용을 12%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배터리 폼팩터는 둥근 덩어리형태 디자인으로 발열 문제없이 성능이 향상됐으며 14%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낸다.

배터리 부품 조립과 코팅 등의 혁신으로 배터리셀 비용도 18% 절감된다. 차량에 배터리를 장착하는 설계 등의 개선으로 비용을 7% 줄인다.

테슬라가 밝힌 배터리 원가절감 혁신안을 종합하면 약 56%의 비용이 줄 게 된다. 테슬라는 이를 통해 2만5000달러에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다만 일론 머스크는 혁신의 완성은 3년 이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올해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몇 달 전부터 국내 2차전지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국내 업체들을 위협할 기술과 계획을 밝힐 것이란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며 긴장감이 팽배했다.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이나 중국 CATL과의 협력 강화 등의 추측이 일었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데이에서 의미 있는 생산성 개선 계획이 공개됐지만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을 긴장시킬 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으나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이벤트의 소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제시하기보다 기존 배터리 공정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방향인 만큼 상당 부분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기존 기술의 개선 성격이 큰 만큼 선발 배터리 업체들도 유사한 기술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전지 수직계열화 계획으로 기술 및 수급에 대한 주도권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행사로 소멸됐다”며 “LG화학의 경우 전기차 전지를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으로서 중국 외 지역에서 기술 및 시장점유율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날 행사는 LG화학의 높은 진입 장벽을 오히려 인정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올 들어 7월까지 점유율 1위는 LG화학(25.1%)이다. 이어 중국 CATL(23.8%), 일본 파나소닉(18.9%), 삼성SDI(6.4%), 중국 BYD(5.9%), SK이노베이션(4.1%) 등의 순이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행사 전날 트위터를 통해 LG화학, 중국 CATL 등 협력사로부터 구매물량을 줄이지 않고 늘릴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 원가절감 방안은 테슬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LG화학은 기존 70% 수준인 니켈 함량을 85~90%까지 올리고, 가격이 비싼 코발트 비중을 5%로 낮추는 한편 알루미늄을 첨가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를 2022년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GM이 신차 2종의 출시시기를 2021년으로 당기면서 내년 중으로 상용화를 앞당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의 특허 기술인 안전성 강화 분리막, 차량 디자인 맞춤형 제작이 용이하고 수명이 긴 ‘파우치 타입’ 형태의 배터리 등도 원가절감을 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니켈 함량이 올라가면 에너지밀도가 좋아져 용량, 출력, 수명 등 배터리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다. 문제는 코발트 함량이 줄어들 경우 배터리 폭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배터리 원가절감을 위해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삼성SDI 역시 니켈 함량을 88%로 올린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활용한 배터리 ‘젠5’를 내년부터 생산한다. 2022년 차세대 양극재 양산을 위해 지난 2월 에코프로비엠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또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폭발 위험도 없는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함량을 90%로 높이고 코발트·망간의 함량을 5%로 낮춘 배터리를 2023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 함량을 높이고 코발트 비율을 낮춰 에너지밀도는 향상시키고 원가는 낮출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전기차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550~600km까지 늘어나게 되며, 가솔린차와 비교해 주행거리면에서도 우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통해 올해부터 완전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2022년에는 로보택시와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과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