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건설산업④] 서희유성그룹 이봉관 회장, 순환출자·내부거래·2세승계 등 현안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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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건설산업④] 서희유성그룹 이봉관 회장, 순환출자·내부거래·2세승계 등 현안 산적
  • 유성용·김경애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10.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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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서희유성그룹을 창업한 이봉관 회장은 1945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경희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1970년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 공채 2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포항종합제철에서 13년간 근무한 뒤 1983년 유성화물(현 유성티엔에스)을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1994년에는 서희건설(대표 곽선기·김팔수)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건설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서희건설 대표를 맡으면서 포스코 출신 임원을 대거 영입했고, 포스코의 토건보수작업 계약으로 실적을 내며 사업 기반을 다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 사업보고서에는 주요거래처로 포스코가 명시됐을 정도다.

포스코의 일감을 받아 성장한 서희건설은 ‘서희스타힐스’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운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대기업들의 관심이 적은 100억 원 단위의 공사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2003년 100위권이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20년 33위까지 상승했다.

이봉관 회장
이봉관 회장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알려진 이 회장은 강남교회, 대광교회, 서산순복음교회, 안동교회 등 다수의 교회건축도 담당했다.

중견기업집단으로 분류되는 서희유성그룹은 서희건설과 유성티엔에스 등 2개 상장사와 26개 비상장사 등 총 28개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

서희유성그룹은 이봉관 회장을 정점으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2세 승계와 순환출자해소, 내부거래 축소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쌓여 있다.

특히 이봉관 회장이 76세의 고령이어서 2세 승계가 시급하다. 이 회장은 슬하에 장녀 이은희 서희건설 부사장(48), 차녀 이성희 전무(46), 삼녀 이도희 기획실장(39) 등 딸 3명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세 딸들이 아들보다 더 강하게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회사이름을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설 토지의 주인공 최서희에서 착안하고 세 딸의 돌림자 ‘희’를 합쳐 ‘서희’가 탄생됐다.

세 딸들은 모두 서희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으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유성티엔에스(대표 이봉관·이명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배회사 2세 지분, 삼녀 이도희 기획실장→장녀 이은희 부사장→차녀 이성희 전무 순

이봉관 회장의 세 딸들은 현재 서희건설에서 모두 경영수업 중이다. 서희유성그룹은 본격적으로 2세 승계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이 회장 삼녀인 이도희 기획실장이 검사 생활을 청산하고 서희건설에 입사한 게 이를 방증한다. 이도희 기획실장은 사법고시 41기에 합격한 검사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청주지방검찰청 등에서 8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말 서희건설 미래전략실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이 회장은 친족 간에도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입증해야 후계자로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도희 기획실장이 경영수업에 참여하며 2세 시대를 위한 경쟁의 장이 시작된 것이다.

이은희 부사장은 32살부터 유성티엔에스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성희 전무는 31살에 서희건설에 입사했다. 두 사람의 재직기간은 각각 16년, 15년이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은 코스닥 상장사 유성티엔에스다. 이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유성티엔에스 22.57% 지분을 보유했다. 이 회장이 8.68%로 개인 최대주주이고 삼녀 이도희 기획실장이 6.01%로 2대주주다. 이은희 부사장과 이성희 전무는 각각 4.35%, 3.53% 지분을 지녔다.

2세 지분은 이도희 기획실장이 언니인 이성희 전무보다 2배가량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누구에게 증여되느냐에 따라 승계 향방이 갈리게 된다.

유성티엔에스는 오너 일가 외에 한일자산관리앤투자(18.85%), 애플디아이(3.3%), 서희건설(2.7%) 등 계열사들이 25.67%의 우호지분을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45.54%로 지배력은 공고하다.

세 딸들 중 누구라도 이 회장의 지분을 받고 계열사 우호지분을 더해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지분 승계 과정에서 이 회장의 지분을 받지 못한 자매들이 주식을 제3자에게 모두 판다고 가정할 경우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0%가량 낮아지지만 여전히 35%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개인 2,3대주주인 이은희 부사장과 이도희 기획실장의 지분을 합쳐도 9.44%에 그친다.

그룹 상장사 2곳인 유성티엔에스와 서희건설의 오너 일가 지분 가치는 290억 원(21일 종가 기준)이고 이 가운데 47.1%가 자녀들에게 승계된 상태다. 상장사 보유 주식가치의 52.9%를 이 회장이 지니고 있고 이도희 기획실장 18.6%, 이은희 부사장 15.6%, 이성희 전 12.9% 순으로 자산이 승계됐다.

이 회장으로부터 자녀들에게 승계되어야 할 지분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셈이어서 향후 상속증여세 납부를 위한 재원마련이 부담으로 남아 있다.
 

◆‘유성티엔에스→서희건설→한일자산관리앤투자→유성티엔에스’ 순환출자로 그룹 지배

2세 승계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 지분이 분산돼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이봉관 회장의 지분이 딸들에게 고르게 상속 혹은 증여될 경우 자녀들 간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유성티엔에스에 대한 오너 일가 지분율은 22%가량에 불과하다. 주력사 간의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성티엔에스 지분 18.85%를 보유한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서희건설이 지분율 50.41%로 지배하고 있으며, 유성티엔에스는 서희건설 지분 26.53%를 보유함으로써 이들 3개사 간에 순환출자가 이뤄져 있다. 

순환출차의 한축을 맡고 있는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2014년까지 이은희 부사장 40%, 이봉관 회장 30%, 이성희 전무 30% 등이 지분을 보유했지만, 2015년 유상증자로 서희건설이 50.41% 지분을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은 여전히 오너 일가가 갖고 있다.

서희건설 지분율이 이도희 기획실장에 비해 낮은 언니들은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지분을 다수 보유하며 지배력을 보강하고 있다.

‘유성티엔에스→애플디아이→서희건설→유성티엔에스’로 이뤄지는 순환출자고리도 존재하지만 지배력에 있어서 영향력은 크지 않다.

상법 369조에 따라 A회사가 B회사 지분을 10% 이상 가지고 있을 경우, B회사가 지닌 A회사에 대한 지분의 의결권은 소멸된다. 서희건설에서 유성티엔에스로 이어지는 2.7%의 지분은 의결권이 없어 순환출자로서의 영향력이 없는 셈이다.

서희유성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자산 5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순환출자가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2세 승계과정에서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보유한 유성티엔에스 지분의 향방이 중대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오너 일가들이 보유한 유성티엔에스와 서희건설의 지분가치는 각각 148억 원, 142억 원이다. 한일자산관리는 자본이 127억 원으로 오너 일가들이 보유한 지분 절반에 대한 가치는 현재 약 64억 원으로 평가된다.

추후 오너 일가가 서희건설이 보유한 한일자산관리 지분 64억 원어치를 사들이면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본다면 이 회장 등 일가는 서희건설 지분을 통해 한일자산관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셈이다.

◆내부거래 늘고 있는 오너 일가 개인회사 애플이엔씨 승계 활용 여부 관심

이봉관 회장 등 오너 일가들은 서희비엔씨, 서희휴먼테크, 애플이엔씨 등 비상장사 지분도 보유했다. 이들은 그룹 지배구조에 속해있지 않은 오너 일가 개인회사나 다름 없다. 이 가운데 애플이엔씨가 2세 승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며 이 과정에서 내부거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서희비엔씨와 서희휴먼테크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등 승계와 무관한 회사다. 다만 애플이엔씨는 올 들어 서희건설 지분 4.61%를 취득하며 추후 승계 과정에서 일정부문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

또 애플이엔씨는 유성티엔에스의 전환사채도 2.2% 갖고 있다. 추후 주식으로 전환 시 지배회사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애플이엔씨는 오너 일가가 지분을 100% 갖고 있는데, 최대주주는 이은희 부사장(35%)이다. 나머지 주주에 대한 세부 비율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만, 한일투자자산처럼 지분 구조가 유사하다고 볼 경우 이 회장과 이성희 전무가 나눠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이엔씨는 서희건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는데, 자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승계재원을 마련하는 전형적인 방식이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애플이엔씨와 서희건설의 내부거래는 2017년부터 본격 발생하기 시작했고,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애플이엔씨가 서희건설을 통해 올린 매출은 2017년 59억 원에서 2018년 223억 원, 2019년 253억 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애플이엔씨는 서희건설을 통해 16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37.7%나 증가했다. 유한기업인 애플이엔씨는 매출 등 실적이 공시되지 않아 내부거래비중은 파악할 수 없지만, 서희건설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회사를 키우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내부거래 매출이 늘고 있는 와중에 서희건설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향후 승계 과정에 있어서 2세들이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지분 매각, 합병 등의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환사채로 이자먹고 지배력 강화, 두 토끼 잡아

유성티엔에스의 지배구조를 보면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1312만여주를 지녔고, 전환사채(CB)로 981만여주를 갖고 있다.

전환사채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사채를 보유하고 있을 때는 이자를 받는다. 차익을 거둘 수 있을 타이밍이라고 판단되면 주식으로 전환하면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만기를 연장해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유성티엔에스는 특히 전환사채 발행이 잦았다. 지난 5월 140억 원어치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한일자산관리(100억 원), 이봉관 회장(20억 원), 이은희 부사장(8억 원), 이성희 전무(6억5000만 원), 이도희 기획실장(5억5000만 원) 등이 매입했다. 5월 발행된 전환사채는 3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를 갚기 위한 용도다.

유성티엔에스는 2015년 이후에만 4차례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오너 일가들은 연복리 5% 이자수익을 거머쥐고 전환사채 권리는 여전히 유지하게 된 것이다. 2018년에는 연복리 4.5% 이자율로 전환사채를 보유했었다.

현재 발행된 유성티엔에스 전환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1.95%로 대폭 높아지게 된다. 전환사채 만기 시점에 맞춰 2세 승계 움직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면이다. 증여 등으로 지분율이 낮아지더라도 전환사채 활용으로 오너 일가로서는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서희유성그룹 관계자는 “전환사채 발행은 시설자금 조달 등을 위한 조치이며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며 “현재 이봉관 회장이 건재하고 실무를 맡고 있어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희유성그룹은 20개 이상의 계열사를 지녔지만 경영실적은 신통치 않다. 올 상반기 유성티엔에스 종속기업으로 분류되는 이엔비하우징, 애플디아이, 유성강업, 동화실업 등 4곳 중 유성강업을 제외한 3곳이 순이익 적자를 냈다. 서희건설 종속기업에 속한 9개 계열사 중에서도 8곳이 상반기 순이익 적자를 냈다.

상반기 순이익 적자를 낸 11곳 중 동화실업, 경기라이프, 칼라스퀘어, 내외경제TV, 써밋홀딩스 등 5곳은 자본도 잠식된 상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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