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건설산업⑥]화성산업 이종원 체제 굳혔지만 '지배력' 낮고 '지분승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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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건설산업⑥]화성산업 이종원 체제 굳혔지만 '지배력' 낮고 '지분승계' 막막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0.11.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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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화성산업(대표 이홍중·이종원)은 고(故) 이윤석 명예회장이 1958년에 인수한 건설업체 삼용사를 모태로 한다. 1960년 화성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건설 사업을 본격 확장했으며 동아백화점, 동아쇼핑센터, 쁘렝땅 백화점 등 유통업으로도 진출했다. 

1988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10여 년 이후 장남인 이인중 현 명예회장(76)에게 가업의 바통이 넘어갔다. 

1997년 화성산업이 대주주로 있던 컴퓨터 부품 제조업체인 태일정밀이 대구종금 인수(M&A)를 시도함에 따라 화성산업은 대구종금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공개 매수했다. 경영권 방어에는 성공했으나 대구종금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퇴출되며 그 여파로 경영난에 빠졌다. 2010년 4월 동아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사업 분야를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하며 유통사업에서 발을 빼고 건설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화성산업그룹은 화성산업을 제외한 관계사 화성개발(대표 도훈찬)·동진건설(대표 권석원) 두 곳 모두 비상장사다 보니 기업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지배구조가 말 그대로 '깜깜이'인 상황이다. 특히 그룹 내 주요 축을 담당하는 화성개발은 2013년 말 이후로 오너일가 지분 보유량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화성산업은 아파트 브랜드로 화성파크드림(前 화성타운, 화성파크뷰, 화성그랜드파크, 화성센트럴파크)을 보유 중이다. 2020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41위이며 시가총액은 약 1587억 원이다.

화성산업은 △화성개발 지분(31.69%) △달성맑은물길 지분(30%)을 비롯해 △신세계TV쇼핑(21.49%) △대구청정에너지(23.5%) △남사하이테크(29%) 등의 비상장사 지분을 단순 투자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라 할만한 곳은 지분 85%를 보유한 △평택석정파크드림뿐이다. 

이 외 현대그린푸드, 엑스코, 대구MBC미디컴, LG유플러스, DGB금융지주, 대성에너지환경, 대구뮤지엄서비스, 제주항공우주호텔 등 다수 법인에도 단순 투자목적으로 출자하고 있다. 
 

(왼쪽부터) 故 이윤석 명예회장, 이인중 명예회장, 이홍중 회장, 이종원 사장
(왼쪽부터) 故 이윤석 명예회장, 이인중 명예회장, 이홍중 회장, 이종원 사장

◆ 오너일가 지분율 28.17% 불과…공익재단·동진건설 지분으로 지배력 보완

화성산업그룹은 상장사인 화성산업과 비상장사인 화성개발(대표 도훈찬), 동진건설(대표 권석원), 평택석정파크드림 등 3곳으로 이뤄졌다. 이들의 기업가치는 16일 종가 기준 2957억 원이다. 상장사는 시가총액, 비상장사는 자본 총계로 계산했다.

이인중 명예회장은 화성산업 지분 9.34%만 보유하고 있는데 낮은 지배력을 화성장학문화재단과 순환출자 구조를 갖춘 비상장사를 통해 보충하고 있다. 화성장학문화재단은 고 이윤석 명예회장이 50억 원을 출연해 1994년에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이인중 명예회장이 대표직을 역임하고 있다. 

화성장학문화재단과 화성개발, 동진건설은 화성산업 지분을 각각 3.16%, 9.27%, 0.96% 보유했다. 친인척들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더하면 화성산업을 지배하는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41.96%로 높아진다. 외견상으로는 지배력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르면 상호출자 관계 상황에서 A사가 B사 지분 10% 이상을 취득 시 B사가 A사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화성산업이 화성개발 지분을 31.69%나 갖고 있어 화성개발이 보유한 화성산업 지분 9.27%는 의결권을 상실한다. 결국 이 명예회장의 오너일가는 화성장학문화재단과 동진건설 보유 지분을 더한 32.71%로 그룹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이유로 동진건설이 화성개발 지분을 15.85% 지닌 경우 화성개발이 보유한 주식 46.18% 의결권이 제한돼 사실상 동진건설이 화성산업의 우호 지분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정관변경, 영업 양도·양수, 이사 또는 감사 해임, 주식분할 등)을 관철하는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지분의 3분의 1을 보유해야 한다. 

화성산업은 지배구조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3개사를 동원해 순환출자로 엮고 있으나 30% 가량의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화성산업의 나머지 58% 가량의 지분은 8000명 이상의 소액주주가 나눠 갖고 있다. 

화성개발이 소유한 9%의 화성산업 지분은 의결권이 없는 데다가 순환출자 고리까지 형성하고 있어 언젠가는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동진건설이 보유한 0.96%의 지분도 순환출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경우 오너일가 또는 화성산업에서 동진건설 보유 지분 매입 시 즉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0.96%의 주식가치는 16일 종가 기준으로 15억1200만 원이다.

화성산업은 최근 3년간 2017년 108억 원(1주당 890원), 2018년 113억 원(1주당 930원), 2019년 61억 원(1주당 500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으며 지난해 이인중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약 17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순환출자는 마음만 먹으면 금세 해소될 전망이다.
 


◆ 지분 증여·수증으로 3세 승계 진행 중…"10년 안에 승계 완료될 것"

화성산업은 오너일가 지배력이 매우 취약한데다가 이인중 명예회장으로부터 장남 이종원 사장으로의 자산 승계율도 낮은 상황이다. 

화성산업의 최대주주는 9.34%를 보유한 이인중 명예회장(76)이다.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종원 사장(49)과 이 명예회장의 남동생 이홍중 회장(72)이 각각 5.31%, 5.2%를 보유했다. 이밖에 이 명예회장의 아내 권상미 씨(73)와 며느리 황은아 씨(49) 등 21명의 친인척이 보유한 지분은 총 8.33%다.
 


화성산업의 승계는 창업주인 이윤석 고 명예회장에서 장남 이인중 명예회장(75), 이인중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종원 사장(48)으로 이어지며 장자승계 원칙을 따라 이뤄졌다. 

후계자 입지를 굳힌 장남 이종원 사장은 2002년 이인중 명예회장이 일부 매도한 지분을 장내 매수해 0.17%의 지분으로 화성산업 주주 명부에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이종원 사장의 지분은 2004년 0.42%, 2005년 1.72%, 2006년 1.83%, 2007년 2.11%, 2008년 2.48%로 매년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인중 명예회장의 지분은 12.86%로 변함 없이 유지됐다. 이 사장의 지분율은 이후 한동안 변동이 없다가 2014년에 3.3%로 올랐는데 이 시기에 이인중 명예회장의 지분은 0.8%포인트 감소했다. 

2015년 이윤석 전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그가 갖고 있던 화성산업 지분을 이인중 등 5명의 오너일가가 상속받았다. 이인중 회장도 지분을 상속받아 보유 지분이 12.55%가 됐는데 이듬해 아들 이종원 사장에게 일부 수증하고 상속세를 납부하면서 10.94%로 다시 낮아졌다. 이 때 이종원 사장의 지분이 3.7%로 늘었다. 

2017~2018년 이종원 사장은 대구은행담보대출(14만주)을 받았고 올해 6월 말 아버지 지분 1.61%를 수증받아 5.31%의 지분으로 2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인중 명예회장의 지분을 단순 증여·매수로 승계하기에는 이에 따른 세금부담이 만만치 않아 지분승계과정에서 지배력 유지에 난관이 예상된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홍중 회장이 연세가 있어 장남 이종원 사장이 회사를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10년 안에 승계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산업그룹 오너일가 지분 가치는 16일 종가 기준 434억 원이다. 이 중 이인중 명예회장 직계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가치는 348억 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348억 원의 65.1%인 226억 원을 이인중 명예회장이 지니고 있고 23.9%는 장남인 이종원 사장에게 승계된 상태다. 

이 회장으로부터 승계돼야 할 지분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셈이어서 향후 상속증여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이 부담으로 남아 있다. 화성개발과 화성산업간 내부거래 비율은 최근 5년간 0%대를 기록하고 있어 승계를 위한 재원마련 도구로 화성개발이 활용될 가능성은 미미한 상황이다.

현재로서 승계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합법적인 수단은 배당을 늘려 오너 일가의 현금보유량을 증식하는 것외에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화성산업의 배당총액은 2018년 113억 원에서 2019년 62억 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경기불황 등으로 공사수주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원중 사장 입장에서는 원활한 지분 승계를 위해서라도 실적개선이 시급한 형편이다.
 
◆ 이홍중 회장 지배력 높은 화성개발 향방 주목…이종원 사장, 실적 악화로 경영능력 시험대에

지분승계 과정에서 비상장 계열사인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도 관심사다. 현재 화성개발의 지분구도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2013년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하면 화성개발은 이인중 명예회장의 동생인 이홍중 회장 일가의 몫으로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화성개발의 최대주주는 화성산업이지만, 개인지분은 이홍중 회장 일가가 현저하게 앞섰기 때문이다.

이홍중 회장은 서울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1974년 화성산업에 입사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회장은 화성산업 2대주주 자리를 줄곧 지키다가 올 6월 조카 이종원 사장이 이인중 명예회장의 지분을 수증하면서 역전됐다. 

이홍중 회장은 화성산업 지분 5.20%를 보유하고 있는데 조카 이종원 사장이 보유한 지분과 불과 0.11%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이홍중 회장은 화성산업의 주요 계열사인 화성개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화성개발의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2019년 말 기준 84.16%로 31.69%를 화성산업이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말 기준으로는 화성산업(31.69%), 동진건설(15.85%), 이인중 명예회장의 남동생 이홍중 회장(19.95%), 이홍중 회장의 배우자 이옥경 씨(9.82%), 이인중 명예회장의 아들 이종민 씨(8.35%), 이인중 명예회장(7.92%) 순으로 지분율이 높았다.

화성개발의 지난해 기준 자본총액은 1010억 원으로 이홍중 회장의 보유 지분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 그 가치는 약 202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매출은 95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억 원, 21억 원으로 각 84%, 45%씩 감소했다. 이밖에 이홍중 회장의 장남 이종훈 씨(43)와 차남 이종호 씨(40)도 화성개발 지분을 각 0.41%, 0.65% 보유한 것으로 기재된 바 있다. 

현재 화성산업은 이종원 사장을 중심으로 한 지분승계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창업 4세로의 후계구도는 안갯속이다. 창업이후 줄곧 장자 승계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져왔지만, 이종원 사장에게는 아들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화성산업 측은 "4세 승계는 아직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종원 사장은 경북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MBA를 수료했다. 1998년 화성산업에 입사해 20년간 상품본부장, 영업본부장, 기획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승진한 이종원 사장은 취임 첫해 주요 실적지표가 뒷걸음질을 치는 부진을 겪으며 경영능력 검증도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화성산업 매출은 2018년 대비 5% 감소한 4514억 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56% 줄어든 296억 원, 순이익은 84%나 감소한 77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153.5%에서 올 상반기 209.2%로 크게 상승하며 재무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 미만을 건전한 것으로 보는데 화성산업은 기준치의 2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종원 사장이 취약한 지배력과 지지부진한 지분승계, 실적 부진이라는 삼중고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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