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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사 실패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개발에 국내 제약사 각축...삼일제약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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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사 실패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개발에 국내 제약사 각축...삼일제약 '선두'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0.10.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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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형제약사들이 잇달아 실패하고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경쟁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속속 임상시험에 들어가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일제약이 글로벌 3상과 4상에 돌입했고, 한미약품이 미국에서 3개 후보물질에 대해 1상 또는 2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4개 후보물질에 대해 탐색 및 미국 1상에 들어가 있으며, 이밖에 동아ST, 휴온스, 신풍제약 등도 NASH 신약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NASH는 간에 지방이 쌓이면서 염증과 간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치매와 같이 아직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없어 언멧니즈(Unmet needs)가 높은 미개척 시장으로 꼽힌다. NASH 치료제 시장은 2026년 기준 약 28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인터셉트의 '오칼리바(오베티콜릭산)'는 지난 6월 미국 FDA로부터 신약 승인신청을 거절당했고 젠핏의 '엘라피브라노'와 길리어드의 '셀론서팁'은 3상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발병 기전과 병태 생리가 복잡하다보니 임상 설계가 어려워 개발 노력이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15개 기업이 NASH 신약 개발을 위한 23개 과제를 진행 중이다. 

삼일제약(대표 허승범)의 '아람콜'은 개발 단계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2016년 삼일제약은 갈메드와 아람콜의 국내 개발·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9월 글로벌 임상 3/4상(3상과 4상 동시 진행)과 지난해 12월 국내 3/4상에 각각 돌입했다.

아람콜은 간 내 SCD-1(Stearoyl-CoA Desaturase 1)을 부분 억제해 지방산 합성·축적을 저해하면서 AMPK(Adenosine Monophosphate-Activated Protein Kinase) 활성화를 통해 지방산의 산화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갈메드에 따르면 2018년 6월에 52주간 진행된 아람콜 임상 2b상에서는 간 섬유화 악화 없이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미국·유럽·남미·아시아 약 185개 임상 사이트에서 글로벌 임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3상은 1200명, 4상은 800명 대상으로 진행되며 약물의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하게 된다"며 "GLP-1로 움직이는 경쟁 약물들과는 달리 아람콜은 SCD-1 억제 기전을 가지고 있다. 임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전세계에서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은 NASH 관련 최다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YH25724'를 제외한 3개 후보물질은 모두 탐색 단계에 있다. 

YH25724는 GLP-1 단백질과 FGF21 인자를 동시 타깃해 적용하는 융합 단백질(Fusion Protein)로 지난해 7월 전임상 단계에서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5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또 다른 NASH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88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길리어드와 체결하기도 했다. 탐색 단계인 YHC1102, YHC1108, YHC1131 중 하나로 파악된다.

YH25724 공동 연구는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임상 독성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NASH는 발생 기전이 정확하지 않아 글로벌 제약사들도 마땅한 후보물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YH25724는 공동 개발 중이어서 1상 진입 계획은 합의 하에 오픈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대표 우종수)이 NASH 파이프라인 3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 중 2개는 미국 2상, 나머지 1개는 미국 1상 단계에 있다. 이 중 에피노페그듀타이드(Efinopegdutide, HM12525A)로 불리는 '랩스 GLP/글루카곤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는 2015년 얀센에 기술수출됐으나 지난해 7월 반환됐으며 올해 8월 MSD가 1조400억 원 규모로 사들였다. 

미국 2상을 진행 중인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HM15211)'는 단일 타겟 경구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형 삼중(GLP·GIP·GCG) 작용 유도체로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지난 7월 미국 FDA로부터 패스스트랙으로 지정된 바 있다. '랩스 글루카곤 콤보(HM14320)'는 주 1회 투여하며 자가 주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NASH와 당뇨·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후보물질별로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GCG, 인슐린 분비·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등 유도체 타깃 목표가 조금씩 다르다"며 "GLP·글루카곤 이중 작용제와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2상,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1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대표 안병준)의 비상장 자회사인 HK이노엔(대표 강석희, 구 CJ헬스케어)도 NASH·녹내장 후보물질 'IN-A010'의 유럽 1상을 완료한 상태다. 이 외 간세포 안에 있는 HSD17B13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IN-A004'와 'IN-A009'가 탐색 단계에 있다. 

동아ST(대표 엄대식)는 NASH 등에 대한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염두하고 'DA-1241'을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신풍제약(대표 유재만)도 같은 맥락에서 뇌졸중 치료제 'SP-8356'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외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 계열사 에스티팜(대표 김경진)을 비롯해 LG화학(대표 신학철), 일동제약(대표 윤웅섭), 휴온스(대표 엄기인), 엠비디(대표 구보성), J2H바이오텍(대표 유형철·김재선), 엔지켐생명과학(대표 손기영), 압타바이오(대표 이수진), 안지오랩(대표 김민영) 등이 NASH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최근 NASH 신약 후보물질 'ID11903'과 관련한 물질특허를 취득해 해당 물질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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