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잇단 죽음에도 대책 없는 택배업계...CJ대한통운만 종합대책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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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잇단 죽음에도 대책 없는 택배업계...CJ대한통운만 종합대책 제시
  • 나수완 기자 nsw@csnews.co.kr
  • 승인 2020.10.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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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물량이 급증함에 따라 택배기사의 과로사가 이어지면서 기사들의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8일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가, 12일 한진택배 소속 기사가 과로사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로젠택배에서 일하던 40대 택배기사가 대리점의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20일 새벽 3시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터미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올해 사망한 택배기사만 모두 11명으로 코로나19로 물량이 늘어나면서 택배기사의 과로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택배업계 中 CJ대한통운만 택배기사 처우개선 종합대책 제시

이 같은 상황에서 CJ대한통운 대표이사인 박근희 부회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종합대책을 제시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우선 택배기사들의 인수업무를 돕는 별도의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현장에서 이미 일하고 있는 1000여 명을 포함한 규모로 구체적인 내용은 집배점과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지원인력 투입으로 분류업무를 하지 않게 된 택배기사들은 오전 업무 개시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시간 선택 근무제도’를 활용한다. 지역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오전 7시부터 12시 사이에 업무 개시 시간 조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CJ대한통운 박근희 대표.
▲CJ대한통운 박근희 대표.
또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도 검토한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건강한 성인이 하루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한 뒤, 만약 초과물량이 나오는 경우 택배기사 3~4명이 팀을 이뤄 물량을 분담, 개별 택배 기사에게 부담을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이다.

CJ대한통운은 다음으로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의 가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건강검진 주기를 내년부터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항목도 추가하기로 했는데 비용은 회사 측이 전액 부담할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은 또 자동화 시설 확대를 통해 작업 강도를 낮추고, 상생협력기금을 마련해 택배기사들의 복지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2년까지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를 추가 구축하는 한편 1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는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오늘 보고 드리는 모든 대책은 대표이사인 제가 책임지고 확실히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진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 “대책 논의 중”...로젠택배, 묵묵부답

CJ대한통운이 종합대책을 제시하며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과 달리, 나머지 택배업체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개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한진택배(대표 류경표‧노삼석)는 지난 20일 ‘택배기사 사망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사과문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 과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물류작업 인력 투입 등 다각적인 방면으로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대책을 논의 중이다”며 “현업부서에서 계속 검토를 하고 있는 중으로 정확한 발표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대표 박찬복) 측 역시 택배기사 처우개선 관련 대책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안을 만들고 있다”며 “현재로써는 전할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체국 택배를 운영하는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 택배는) 일반 민간 택배업체와는 노동 강도가 다르다”며 “과로사 이슈를 계기로 대책을 마련한다기 보다 토요택배 축소, 인력충원 등 통해 지속적으로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 내 갑질, 열악한 근무환경, 적은 수입 등으로 소속 택배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논란을 일으킨 로젠택배 관계자는 “현재 물류가 많아 바쁘기 때문에 답변이 불가하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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