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나?...혈당측정기 측정값 널뛰기에 이용자들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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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있나?...혈당측정기 측정값 널뛰기에 이용자들 혼란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0.11.2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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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성인병이 늘어나면서 당뇨를 스스로 진단·관리할 수 있는 자가 혈당측정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측정 방법 ▶검사지 보관 상태 ▶기기 성능 등에 따라 혈당치 오차 범위가 크게 나타날 수 있어 기기 사용법에 대한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이 모(남)씨는 제2형 당뇨병 환자로 이달 초 혈당 조절·관리를 위해 GC녹십자MS(대표 안은억)의 '글루코케어 혈당측정기'를 홈쇼핑에서 3만7800원을 주고 구매했다. 

혈당을 측정하던 중 의심스런 부분이 생겨 매일 동일한 시각, 같은 부위를 찔러 측정해보니 측정값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7일 오후 3시46분 엄지 손가락을 찔러 피를 내 측정한 결과값은 154mg/dL였는데 1분 뒤인 오후 3시47분에는 같은 부위인데도 185mg/dL가 나왔다. 10일 오후 8시32분 검지 손가락을 찔러 274mg/dL가 나왔고 1분 뒤에는 229mg/dL가 나왔다.

심지어 혈당측정기 측정값은 통상 병원 검사실에서 측정한 혈당치와 약 ±10~15% 이내 오차를 허용범위로 두는데 이 씨의 경우 40% 이상의 오차가 발생했다.
 

이 씨는 GC녹십자MS의 '글루코케어 혈당측정기'로 동일한 시각 같은 부위를 찔러 측정한 결과 단 1분 차이로 274mg/dL와 229mg/dL가 나왔다며 어이없어 했다
이 씨는 GC녹십자MS의 '글루코케어 혈당측정기'로 동일한 시각 같은 부위를 찔러 측정한 결과 단 1분 차이로 274mg/dL와 229mg/dL가 나왔다며 어이없어 했다

기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이 씨는 GC녹십자MS 고객센터에 문의해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제품에는 이상이 없고 오히려 채혈 방법이나 검사지에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 씨는 "기기가 아닌 검사지 문제일 수 있으니 정 의심스러우면 검사지 업체에 문의해보라는 태도였다"며 "업체가 환불 거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책임 회피와 핑계로만 일관하려 한다"며 어이없어 했다. 

경계성 당뇨병 환자인 광주 광산구에 사는 강 모(남)씨도 혈당 관리를 위해 3만1000원을 주고 구입한 SD바이오센서(대표 조영식) 'SD코드프리 혈당측정기'의 이상 수치로 한동안 애를 먹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SD코드프리 혈당측정기로 직접 측정한 혈당치는 310mg/dL 가량으로 병원 검사실에서 측정한 혈당치 100~170mg/dL과 비교했을 때 무려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식이요법·금식과 운동을 병행하며 네 달여간을 꾸준히 관리했는데도 혈당측정기 값은 여전히 300mg/dL를 상회했다. 

병원에 입원해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강 씨의 혈당치는 134mg/dL로 판명됐다. 강 씨는 "구입한 측정기를 믿고 심리적 압박과 식이요법 노력으로 고충을 겪었고 불가피하게 입원까지 하게 됐다"며 "병원 입원·검사비 35만 원과 위자료, 측정기 환불을 받고 싶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기기 결함이나 불량으로 측정값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검사지 또는 사용방법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한 뒤 측정하면 병원 검사실에서 측정한 값과 유사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MS 측은 "기기와 검사지를 테스트해 기기 불량으로 판명되면 교체처리하고 있는데 통상 기기 오류라면 전원이 안 들어오거나 화면상 수치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며 "채혈 부위를 눌러 짜면 세포가 인입돼 다른 값이 나올 수 있고 방 안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아도 수치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SD바이오센서 측도 마찬가지다. 업체 관계자는 "기기 불량 시 화면에 '2-4' 또는 'EEE'라는 에러가 뜬다. 측정값 오류는 검사지 이상이 90% 가량을 차지한다. 검사지는 꺼낸 순간부터 3분 안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따뜻한 물로 손을 씻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검사지를 빠르게 꺼내고 뚜껑을 닫아 상온에 보관하면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가장 흔한 오류는 쥐어짜는 것…수치 이상 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자가 혈당측정기는 당뇨병 관리 시 꼭 필요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중 하나다. 혈액을 묻히는 '혈당측정검사지'와 혈당 측정 결과를 알려주는 '혈당측정기'로 구성돼 있으며 제품에 따라 채혈기, 채혈침 등이 포함돼 있다. 

당뇨가 일생 생활에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병인 만큼 혈당측정기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혈당측정기가 약 ±10~15% 이내 오차를 보이는데다 혈당측정기의 정확한 사용법을 숙지하지 않고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 기기를 통한 관리가 결국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혈당측정기로 직접 혈당을 측정할 때 범하는 가장 흔한 오류는 손가락 끝을 찔러서 피를 낼 때 쥐어짬으로써 실제 혈당보다 낮게 측정되는 것이다. 혈액과 함께 세포 등 주변 조직액이 같이 흘러나와 혈액이 희석돼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측정 검사지 보관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실온에 오래 노출된 측정 검사지를 사용하면 측정값이 낮게 나올 수 있으므로 보관 용기에서 검사지를 꺼낸 후엔 바로 사용하고 뚜껑을 닫아야 한다. 과감하게 손가락 끝을 찌르고 쥐어짜지 않은 상태에서 잘 보관된 검사지에 혈액을 깨끗하게 묻힌다면 오차 범위가 크게 없는 측정값을 얻을 수 있다.

혈당 측정 결과는 측정하는 신체 부위와 섭취한 음식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혈당 값이 평소와 다를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개인용 혈당측정기 올바르게 사용하고 계시나요?' 리플릿
식품의약품안전처 '개인용 혈당측정기 올바르게 사용하고 계시나요?' 리플릿

조홍근 연세조홍근 내과원장은 "혈당을 잴 때 중성세제나 알코올로 손을 깨끗히 씻고 손가락 끝을 바늘로 충분히 깊게 찔러 피가 제대로 나게 해야 한다. 피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대개 쥐어짜게 되는데 이때 혈당이 굉장히 높게 나온다"며 "너무 춥거나 더운 곳에서 측정하지 말고 잘못 보관하거나 기간이 지난 검사지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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