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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우 등 건설사, 현장 안전사고 줄이기에 첨단기술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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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우 등 건설사, 현장 안전사고 줄이기에 첨단기술 동원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0.11.25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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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이 정부 목표와 궤를 같이 하며 현장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재해 사망 사고에서 매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인 만큼 최근에는 '현장 사망자 제로(Zero)'라는 공동의 목표 하에 예방을 위한 교육 강화와 현장안전 점검은 물론 IT 기반의 첨단 스마트 시스템 등 각종 보조수단을 앞다퉈 동원하는 추세다.

이런 노력들이 조금씩 성과를 내는 듯도 보인다. 25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사망자 수는 2017년 579명에서 2018년 570명, 2019년 517명으로 최근 3년간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기업보다 규모가 크고 인력이 많아 사망 위험성이 더 높다고 알려진 대형 건설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가 시공한 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2017년 73명, 2018년 72명, 2019년 69명으로 소폭 감소하다가 올 3분기까지 31명을 기록하는 등 올 한해 40명 내외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진보한 기술을 도입하고 안전 강화를 위해 노력해도 공사 현장이 위주인 건설업 특성상 늘 위험에 노출되다 보니 사망 사고는 불가피하게 발생한다"며 "사망자 수를 줄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제로로 만들자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서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만 실질적인 산재 감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대표 김형)을 시작으로 한 IT 기반의 고도화된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은 최근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도입, 운영되고 있다.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은 각종 센서와 카메라, CCTV, 드론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통합 솔루션 형태로 제공된다. 현장 내 위험 사각지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추락, 폭발 등 위험 상황이 조성되면 근로자들에게 경고 알람이 전송되는 형태다.

앞서 대우건설은 SK텔레콤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대우 스마트 건설(DSC, Daewoo Smart Construction)이라는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을 2016년에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크게 위치기반 안전 관리, 위치기반 시공 관리, 드론 영상 관제, 안전·환경 모니터링으로 구분되는데 작업자와 장비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물론 가스, 화재 연기, 구조물 진동 등 현장 내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사고 위험을 경고해 안전 관리를 지원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스마트 시스템은 이제 막 기술 개발돼 파일럿 형태로 현장에 도입되고 있고 점차 확대해가는 추세지만 사실상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 사고 예방에 있어 더욱 중요한 교육과 현장 실사를 확대하며 안전 관리를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건설(대표 안재현)은 지난해 초부터 공사 현장에 이동식 CCTV(폐쇄회로TV)와 웨어러블 카메라를 투입하고 있다. CCTV를 통해 위험에 노출돼 있거나 불안전한 행동을 보이는 근로자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즉시 스피커로 경고 음성을 보낼 수 있다. 웨어러블 카메라는 안전모에 장착돼 실시간 의사소통을 돕는 역할을 한다.

올해 8월에는 SK건설 본사에 안전 상황실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트 세이프티 플랫폼(Smart Safety Platform)을 구축했다. 다양한 스마트 기기로 실시간 작업 현황과 근로자 안전을 현장과 본사가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회사 측은 가장 필요하며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현장부터 플랫폼이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장은 혈관, 홍채, 얼굴인식 등 생체 정보를 인증한 후 자동 음주측정 검사까지 통과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데 위험 구간 근로자 또는 고령·고위험 질환 보유자에게는 스마트 밴드(Smart Band)를 지급해 근무 위치와 심박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굴삭기, 지게차 등 사고 발생률이 높은 주요 장비에는 접근제어 시스템을 설치해 주변 근로자를 자동으로 인식, 충돌 사고를 방지한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통신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아(Veea Inc.)와 스마트 세이프티 플랫폼 공동 기술개발·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대표 한성희)도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을 지난 2월에 도입했다. 현장 관리자는 '스마트 상황판'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관리자간 정보 공유와 소통도 가능하다. 

불안전한 근로자 행동, 부당 침입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 관리자에게 알람이 가게 되며 모든 근로자에게 경고 방송과 메시지가 즉시 전달된다. 중국어와 베트남어 송출도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카메라로 보기 어려운 곳은 드론으로,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는 이동형 스마트 영상 장비를 설치해 안전 사각지대를 살필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는 가스 센서와 신호등형 전광판을 설치해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가스 농도를 스마트 상황판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해가스가 허용 농도를 초과하면 환기 시스템이 자동 작동한다. 근로자들에게는 전광판 경고와 대피 알람이 전달된다.

추락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 개구부에는 센서가 부착된다. 개구부가 비정상적으로 개폐된 경우 담당 관리자에게는 스마트폰 알림이, 근로자들에게는 위험 상황을 알리는 경고음이 센서를 통해 전송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장 안전 솔루션은 이제 도입 단계로 향후 모든 현장에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며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으로 도입해 사망자 수를 최소화하자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안전 관리가 허술할 것으로 보이는 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비용 부담이 큰 IT 기반의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하는 대신에 현장 안전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적용해나가는 추세다.

대표 사례로 한신공영(대표 최문규)의 T.O.P 안전보건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함께하는(Together) 안전 관리, 빈틈 없는(Out and Out) 안전 관리, 예측하는(Predict) 안전 관리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세부 활동으로 음주, 시력, 청력 등 근로자 상태 확인, 재해 발생 시 연대 책임, 안전 관련 우수 근로자 포상, 전 근로자 대상 안전 교육, 현장 정기·수시 점검, 안전장비 미착용 근로자 퇴출, 작업 사각지대 해소 등이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대기업과 같이 IT 기반의 시스템을 두고 있지 않은 대신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현장 안전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공사 현장은 여차하면 사고가 발생하므로 포상과 징계 제도를 둬 본사 직원뿐 아니라 현장 관리자·근로자들이 항상 긴장을 하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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