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모빌리티 협업에 팔 걷었다...이재용·정의선·최태원 등 주요그룹 총수 연쇄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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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모빌리티 협업에 팔 걷었다...이재용·정의선·최태원 등 주요그룹 총수 연쇄 회동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11.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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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국내 상위 그룹 총수들이 미래 사업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5대 그룹 총수들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잇달아 만나며 협력에 나서고 있다.

총수 회동 중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정 회장은 배터리 동맹 강화를 위해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 SK, LG, 롯데그룹 총수를 잇달아 만났다.

지난 25일 오후 4시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만나 미래 자동차 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신 회장과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사업 이영준 대표가 정 회장 일행을 맞이했다. 현대차와 롯데 측은 회장님들의 논의 사안에 대한 정보는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이번 만남은 신 회장이 현장 경영 차원에서 롯데케미칼 사업장을 방문하는 자리에 정 회장을 초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대표 김교현) 첨단소재의 신기술을 정 회장에게 설명하며 협력 방안에 대한 제안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소재 부문은 자동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부가합성수지(ABS),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정 회장과 신 회장의 만남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정 회장이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신 회장으로부터 초고층 빌딩 건립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공사를 시작했다.

사업협력을 위해 5대 그룹 총수 간 만남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의선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과 7월 각각 자신의 본진에서 두 차례 만나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5월 정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했고, 7월에는 이 부회장이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으며 화답했다. 두 차례 회동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가 개발 중인 전기차의 지향점을 설명했고, 이 부회장은 삼성SDI(대표 전영현)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알렸다. 두 차례 회동을 통해 삼성과 현대차는 상호간 협력을 위한 요구사항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폭발 위험도 없는 전고체 배터리는 삼성SDI가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차의 배터리 협력 논의는 LG와도 이뤄졌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6월 LG화학(대표 신학철) 오창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점유율이 24.6%로 1위인 배터리 제조사다.

당시 정 회장과 구 회장은 장수명(long-life)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형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차량 천장에 LG전자(대표 권봉석·배두용)의 대형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미래차 콘셉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태원 SK 회장(왼쪽),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왼쪽), 정의선 현대차 회장

7월에는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만났다. 두 사람은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이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을 공유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기아차 니로, 쏘울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5대 그룹 총수 간 미래 모빌리티 협력을 위해 정의선 회장 주도로 각각 만남이 이뤄졌다면, 4대 그룹 총수들은 올 들어 두 차례 비공개 회동을 가지며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4대 그룹 총수는 서울 워커힐 호텔 내 애스톤하우스에서 만나 4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경기침체 등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협력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총수들은 만난 자리에서 개인의 경조사를 위로하고 축하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서로 간 친분관계를 돈독히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향후 사업 협력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초석 다지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상위 그룹 총수들의 협력은 과거 긍정적인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1세대 경영자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구자경 LG그룹 회장 등은 1988 제24회 서울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큰 공로를 세우며 경제 성장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대인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경제단체를 통해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18일에는 LG전자와 GS칼텍스가 기존 주유소에 전기·수소차 충전과 물류, 식음료 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충전 복합 공간’ 구축을 위해 손잡았다. 미래 전기·수소차 충전 시장을 잡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소 통합 관리 시스템을 공급한다.

범LG가 3·4세로서 친환경 분야에서 미래 사업을 꾀하고 있는 구광모 LG 회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미래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기업 그룹들이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오너가 직접 협력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한 그룹이 단독으로 미래차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기 때문에 완성차, 배터리, 전장 부문의 협력은 앞으로 점점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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