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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미루고 非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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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미루고 非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시동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12.0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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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M&A 실적이 없는 우리금융(회장 손태승)이 그동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증권사 인수에 공을 들이던 전략에서 벗어나 우선 캐피탈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인수를 결의하고 아주캐피탈 지분 74.07%를 장외 매수했다. 이후 금융위원회에 아주캐피탈 자회사 편입 신청을 완료했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을 연내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이사회에서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우선매수권의 내용에 따라, 아주캐피탈 주식을 매수하기로 결의했다”며 “아주캐피탈 주식을 매수하면, 아주캐피탈이 100%를 보유하고 있는 아주저축은행도 당사의 손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주저축은행의 손자회사 편입은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우리금융의 아주캐피탈 자회사 편입 승인은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금융사가 대주주 변경 등과 관련된 신청 작업이 필요할 때는 금융당국과 사전 소통을 통해 승인 요건을 맞춘 뒤 정식으로 신청서를 제출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부등급법 승인 이후 M&A를 추진할 명분도 충분하다. 올해 금융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 지원 여력 확대 취지에서 우리금융에 내부등급법을 조기 승인한 바 있다.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 인수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올 들어 주요 금융지주사의 비(非)은행 포트폴리오가 전체 그룹 실적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주캐피탈이 지난해에 1016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우리금융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 상반기 아주캐피탈은 전년 대비 18.8% 증가한 74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같은 기간 순이익도 18.1% 증가한 56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단 한 건의 M&A도 성사시키지 못한 우리금융 측은 일단 아주캐피탈 합병을 통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올 들어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M&A를 통해 계열사를 늘린 상황이었다. KB금융(회장 윤종규)과 신한금융(회장 조용병)은 각각 푸르덴셜생명과 네오플럭스를 인수했고 하나금융(회장 김정태) 역시 더케이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을 품에 안았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인수를 발판 삼아 내년에 대형 M&A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그룹 확장 및 시너지 등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M&A 1순위로 증권사를 꼽으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증권업계가 호황을 맞으면서 당분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낮아지자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회사를 인수대상으로 공략할 전망이다.

때문에 우리금융은 향후에도 벤처캐피탈(VC)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를 먼저 인수하는 M&A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VC가 없다. 우리금융은 독립적인 법인 없이 우리은행과 우리종금,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PE) 등 계열사 투자 부문이 협업하는 방식으로 VC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반면 신한금융은 지난 9월 두산그룹이 내놓은 네오플럭스 인수에 성공했으며 KB금융은 KB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각각 하나벤처스와 NH벤처투자를 확보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은 소재·부품·장치(소부장) 기업을 지원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정책이 VC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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