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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용 판결에 던져진 법원의 '삼성 준법위' 평가는 정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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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용 판결에 던져진 법원의 '삼성 준법위' 평가는 정당했나?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1.19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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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 실형을 받으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코로나19사태 등으로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최대 그룹의 총수가 발이 묶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죄목에 비해 양형이 충분치 않다는 반발도 따른다.

법률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법원의 유죄판결 자체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판결문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실효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고 적시한 대목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재판부는 지난해 파기심 첫 공판에서 과감한 혁신과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을 주문하며 준법위 활동 성과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2월 독립조직으로 삼성준법위를 출범해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을 독립적으로 감시·통제하는 역할을 맡겼다.  

이와 함께 과감한 혁신노력이 뒤따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자녀들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경영권 승계 포기는 사실상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국정농단 뇌물 혐의와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이다. 이 부회장은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되도록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재판장에 섰다.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길 수 없도록 아예 자녀에 대한 승계를 포기한 것이다.

51년간 지켜온 '무노조 경영' 원칙도 공식적으로 폐지한 것도 준법위의 권고에 따라 이뤄진 일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1일 직접 준법감시위원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대국민 사과에서 한 약속도 지켰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꿈꾸는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는 어떠한 외부의 부당한 압력도 거부할 수 있는 촘촘한 준법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도덕·투명성을 갖춘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하며 준법위의 권고를 꾸준히 이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준법위의 활동에 의문표를 던지며 이재용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같은 판결이 씁쓸한 이유는 국내 최고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해 법원이 압박을 가하고 불과 몇 개월만에 그 성과를 판단하는 것이 합당한 것이냐는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삼성은 준법위 출범 훨씬 이전에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과거 재벌 폐해의 상징이었던 선단식 경영을 중단하며 뼈를 깎는 변신에 나선 상태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법정구속으로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준법위 활동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재판부가 사업TF에 대한 준법위의 감시기능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도 추후 논의를 통해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삼성은 이 부회장의 수감으로 경영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31조 원 규모의 대단위 투자를 단행할 계획인 반면, 삼서은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증설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와 유망 기업 인수합병(M&A)에 차질이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재판을 남겨두고 있어 사법리스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경영권 승계 재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포함해 자본시장법 등 까다로운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공방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소송을 이끄는 재판부가 양형에 있어 준법위를 포함한 삼성의 개혁 노력을 얼마나 반영할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대표 기업이 변신을 위해 과거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을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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