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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개선권고에도 농협금융 '농지비' 증가...농협생명 순익 절반 농협이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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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개선권고에도 농협금융 '농지비' 증가...농협생명 순익 절반 농협이 가져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2.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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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지주(회장 손병환) 및 농협금융 계열사들이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에 내는 농업지원사업비(이하 농지비)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농협금융 계열사들의 자본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수 년전부터 농지비 산정방식 제고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농지비 증가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모두 농지비가 농협 고유의 사업 목적에 따라 활용되는 재원이라는 점을 감안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익이 아닌 매출(영업수익)에 따라 부과되는 농지비 산정 방식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 농협금융지주 '농지비' 4년 연속 증가세... 은행·생명 산정방식 지적받아

지난해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 지급한 농지비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4281억 원으로 지난 2017년 이후 4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 2012년 신용·경제사업 분리 이후 연간 농지비 최대 지출금액은 2013년에 기록한 4535억 원이었는데 2012~13년도는 신경분리 이전인 ‘종합농협’ 실적이 기준이었다. 

금융 계열사 중에서는 영업수익이 가장 많은 농협은행(행장 권준학)의 농지비 지급액이 가장 많았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농지비 지급액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3041억 원으로 농지비 차감전 순이익(1조5912억 원)의 19.1%에 해당됐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농협생명(대표 김인태)이 지난해 799억 원을 농지비로 냈는데 이는 농지비 차감전 순이익 1191억 원의 67.1%에 해당한다. 이는 농지비 산정방식이 순이익이나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영업수익) 기준이라 수입보험료가 많은 보험계열사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농지비는 농협협동조합법 제159조에 의거 산지유통 활성화 등 회원과 조합원에 대한 지원 및 지도 사업 수행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농협 명칭을 사용하는 법인에 대해 명칭사용에 대한 대가 형태로 부과할 수 있는 재원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농협금융 계열사들에 수 차례 농지비 산정방식 제고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지비 규모가 최대 수 천억 원에 달하고 심지어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영업수익 기준으로 산정하다보니 지급해야하니 자본 건전성 문제를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지적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 2018년 농협생명은 연간 순적자가 686억 원이었지만 농지비 지급액은 전년 대비 102억 원 늘어난 628억 원이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7년 7월 농협생명에 대해 명칭사용료 부담 축소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고 농협은행에 대해서도 지난해 6월 대규모의 농업지원사업비가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제고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재무상태의 취약정도를 반영할 수 있는 농지비 산정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 5대 시중은행 단순자기자본비율 현황
▲ 5대 시중은행 단순자기자본비율 현황

특히 농협은행에 대해서는 자본적정성 지표 중 하나인 '단순자기자본비율'이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작년 말 기준 농협은행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4.24%를 기록하며 시스템적 중요은행에 적용되는 당국 지도 비율인 4%를 넘겼다. 

그러나 5%를 상회하는 타 시중은행 대비 여전히 낮고 코로나19 여파로 은행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부실여신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해 경영유의를 받은 농협은행의 경우 최근 개선안을 금감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농협은 금융당국의 문제 의식에는 공감하면서 다만 농지비 성격상 농촌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재원이라는 점에서 배당금 등 다른 회계상 지출과는 별개로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농업·농촌지원사업으로 쓰이는 자금이 농지비와 계열사 배당금이 주를 이루다보니 농지비를 쉽게 줄일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는 상황이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업구조 개편 전에는 중앙회에서 수익사업을 다 같이 진행했지만 개편 이후 사업별로 분할되면서 농업 농촌 지도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농지비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면서 “농지비는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지비를 매년 수취하는 농협중앙회 측은 현재 농지비 산정기준에 대한 개선계획 및 금감원 등과의 협의 내용은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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