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은 스팀다리미는 제조단계에서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이때 사용했던 물의 석회질(미네랄) 성분이 가루가 돼 나올 수 있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부산 사하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15일 딸이 지인에게 선물받고 1년간 보관만 해둔 스팀다리미로 바지를 다렸다가 더 엉망이 됐다며 불만을 표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3만4000원 상당의 ‘한경희생활과학 파워핸디 HI-450RD’ 스팀다리미다. 무게가 가벼워 한 손으로 손쉽게 옷을 다릴 수 있었지만 다리미를 바지에 대고 다리는 순간 물과 함께 하얀 가루가 뿜어져 나왔다.
다림질을 멈췄지만 이미 바지 군데군데 하얀 가루가 얼룩처럼 묻은 상태였다.
애초부터 불량품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새 제품 사용을 통해 비교해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요청도 “그런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 씨는 “자주 이용했던 제품이 고장 난 것도 아니고 첫 사용에서 문제가 생긴 거라 황당하다. 게다가 AS로도 제품을 고치지 못한다면 그냥 애물단지만 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제조단계에서 누수 유무 등을 확인하고자 성능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이때 주입한 물의 석회질 성분이 가루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용한 적이 없는 새 상품일지라도 하얀 가루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팀다리미 특성상 기기 내에서 열을 가하면 물의 미네랄 성분이 하얀 가루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식수보다 수돗물을 쓸 경우 이 같은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어 구매자들에게 식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업체는 AS 요청 시 안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수리로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하얀 가루는 내부 청소 등으로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당시 이 씨를 응대한 직원의 안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 매뉴얼은 일정한데 여러 상황에서 고객을 응대하다 보니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본사로 제품을 보내주면 제품 확인 뒤 수리·교환 등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가전업체 관계자도 한경희생활과학과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팀다리미는 판매 전에 성능 테스트가 이뤄진다. 이때 사용했던 물의 석회질 성분이 가루가 돼 나오는 경우가 있다. 장기간 방치돼 증발이 더 많이 이뤄지면 이런 현상이 심화되는데 같은 이유로 이 씨의 다리미에서도 다량의 가루가 나온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