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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하이닉스 대표 겸직 박정호 부회장 역할은?...지배구조 개편과 M&A 선봉 맡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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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하이닉스 대표 겸직 박정호 부회장 역할은?...지배구조 개편과 M&A 선봉 맡을 듯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4.0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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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부회장이 SK그룹 양대 캐시카우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되면서 그룹내에서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3월 말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은 박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회장과 고려대 동문인 박 부회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시너지 창출과 신사업 발굴,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등 그룹 성장전략 선봉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 부회장의 SK하이닉스 대표 겸직을 두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선제 작업으로 보는 해석이 크다.

실제로 3월 25일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박 부회장은 “상반기도 아닌 곧 구체화 되는대로 따로 설명하겠다”라며 지배구조 개편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현재 유력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SK텔레콤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SK텔레콤 지주회사를 중간지주사로 두는 방안이다. 이후 SK(주)와 SK텔레콤 중간지주사를 합병해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둘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SK텔레콤 자회사로, 지주사의 손자회사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M&A를 위해선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SK하이닉스가 지주사의 자회사가 되면 M&A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TSMC, 인텔 등이 반도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 활성화가 필요하다.


SK텔레콤 CEO로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몸값 5조 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군은 SK, 롯데, 신세계 등으로 압축된 상태다. 실사를 통해 5~6월 열리는 본입찰에서 최종 인수자가 결정된다.

박 부회장은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덩치를 키우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박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탈(脫 )통신’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11번가는 5년 전만해도 거래액 2위 업체였으나, 현재는 이베이코리아, 네이버쇼핑, 쿠팡에 이어 4위로 밀린 상태다. 11번가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이커머스시장에서 거래액 톱 기업이 된다.

SK그룹 내에서 M&A를 이야기함에 있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박 부회장이다.

과거 SK텔레콤 사업개발실장을 맡을 당시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를 이끌었고, 2018년 키옥시아(옛 도시바)에 투자를 결정할 당시에도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협상을 주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텔 낸드 사업부도 인수했다. 11월에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11번가 3000억 원 투자도 이끌었다.

박정호 부회장
박정호 부회장

SK텔레콤은 현재 ▲무선통신(MNO) ▲보안 ▲미디어 ▲커머스 ▲모빌리티 등을 5대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말 티맵모빌리티를 분사하며 대리운전과 카셰어링, 대중교통 등을 아우르는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는 물론, 향후 플라잉카 등 미래차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와 합작법인 설립, 한화시스템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 카카오와 AI 기술 공동 개발 등 협업에도 힘쓰고 있다.

SK 관계자는 “SK텔레콤을 4년간 경영해온 박정호 부회장이 글로벌 ICT 생태계의 판을 짜고 선도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정지수 연구원은 “MNO를 포함한 미디어, 커머스, 보안 등이 모두 사업회사로 편입돼 분사될 경우 향후 지주사 공개매수 과정에서 SK의 SK텔레콤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상승해 최태원 회장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며 “최근 SK텔레콤이 종합 ICT 기업을 목표로 관련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움직임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82학번인 박 부회장은 물리학과 79학번인 최 회장의 2년 후배다. 1989년 선경 입사 후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돌았고 2001년부터 4년 동안은 최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전문경영인의 성과나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 번 믿으면 끝까지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있다”며 “박정호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과 평소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최측근 인사”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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