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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청약 막차’ SKIET 때문에...새벽에 줄 서도 계좌 개설 못해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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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청약 막차’ SKIET 때문에...새벽에 줄 서도 계좌 개설 못해 곡소리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1.04.3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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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80조 원이 넘는 증거금이 모이는 등 공모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신규 개좌 개설 과정에서 불편을 겪은 청약대기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청약엔 오는 6월 중복청약이 금지되기 전 마지막 대형주라는 타이틀 때문에 288.2대 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과 80조9017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증거금이 모였다. 계좌 개설 과정에서부터 이같은 진기록 행진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청약하기 3주 전부터 지점에 신규 계좌 개설을 위해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특히 SK증권은 지점마다 신규 계좌 개설 한도를 둬 새벽부터 줄을 서도 번호표를 받지 못해 실랑이를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SK증권에 방문한 한 소비자가 지점에 1인1계좌 하루 30인 제한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SK증권에 방문한 한 소비자가 지점에 1인1계좌 하루 30인 제한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시 서초구에 사는 고 모(남)씨는 SK증권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인근 지점을 방문했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고 씨는 두 아이의 SKIET 청약을 위해 27일 새벽부터 SK증권 한 지점에 방문했다. 꼭두새벽이었지만 이미 십여 명의 사람이 줄지어 있었다.

몇 시간 후 영업시작 직전 한 직원이 번호표를 나눠주며 1인 1계좌, 30명까지만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고 알리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증권사측에선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만 돌아왔다. 고 씨 역시 계좌 2개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다음날 다시 방문해야 했다.

고 씨는 “창구 4개 중 3개에서는 일반 업무를 보고 1개 창구에서만 신규 계좌 개설이 가능해 새벽부터 줄을 선 사람들 중 번호표를 받지 못해 돌아가는 사람도 많았다”며 “타증권사는 계좌 제한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데 SK증권만 한도를 두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실제로 SKIET 공모주 청약을 받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은 신규 계좌 개설에 대해 다른 규정을 적용했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청약 신청 당일 비대면 계좌 개설을 하더라도 청약이 가능했다.

반면 인수사인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은 신규 계좌 개설 당일에는 공모주 청약이 불가능해 미리 계좌를 만들어야 했다.

또한 단기간 복수 계좌를 신설할 수 없는 규정 역시 증권사 별로 다르다. 보이스피싱 등에 대한 우려로 금융감독원은 신규 계좌를 만들고 나면 20영업일 이내 비대면 계좌를 추가로 개설할 수 없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중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보이스피싱이 아니라 금융거래 목적이 분명하다는 조건 아래 복수 계좌 개설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평소 20영업일 제한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SKIET 청약을 위해 한시적으로 제한을 풀었다. SK증권만 제한을 풀지 않았다.

SK증권 관계자는 “서울 지점 4개 등 타사에 비해 지점 수가 많지 않은데다가 최근 금소법 시행으로 신규 계좌 개설 시 들어가는 시간이 30여 분을 넘다보니 실제 하루에 개설 가능한 숫자가 3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20영업일 제한 역시 보이스피싱 우려 등으로 인해 풀지 않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IET 청약일 3주 전부터 신규 계좌 개설을 제한하고 번호표를 나눠드린 것인데, 하루종일 줄을 서 있다가 뒤늦게 돌아가시라 안내하는 것보다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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