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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3대주주 KB국민은행의 딜레마...지분투자는 성공적인데 호랑이새끼를 키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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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3대주주 KB국민은행의 딜레마...지분투자는 성공적인데 호랑이새끼를 키웠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6.30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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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급성장하면서 주주로 참여한 국민은행(행장 허인)이 되레 고민에 빠졌다.

지분가치 상승으로 투자수익은 얻게 됐지만,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효과는 발휘되지 않고 오히려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해 '호랑이 새끼를 키운 격'이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이 3대주주고 케이뱅크(행장 서호성)는 우리은행(행장 권광석)이 2대주주다. 9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대표 홍민택)에는 하나은행(행장 박성호)과 SC제일은행(행장 박종복)이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다.  
 


◆ 카뱅 상장으로 KB국민은행 지분평가이익 급상승... 사업 시너지는 글쎄?

카카오뱅크는 지난 28일 기업공개 일정을 공시하고 공모가를 3만3000원~3만9000원 선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최대 약 1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 약 3800만 주를 보유한 KB국민은행의 지분투자 평가이익은 최소 1조5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투자 금액(2300억 원) 대비 최소 6배 이상의 평가이익이 보장된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3대 주주로 자사 직원 20여 명을 카카오뱅크에 파견해 설립과정에 참여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기존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할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KB국민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 경쟁사를 키운 셈인데, 막상 지분투자 당시 기대했던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시너지효과는 아직 기대치를 밑돌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존 시중은행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대결 구도가 더욱 공고해졌다. 지난 5월 8개 금융지주가 은행연합회를 통해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을 계열사로 설립하는 것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와 당장 직접적인 시너시효과를 기대하긴 이르지만, 관계사와는 이미 협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KB국민은행의 관계사인 KB국민카드(대표 이동철)가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사업을 대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가 체크카드 결제망을 KB국민카드로 이용하는 대신 KB국민카드는 카카오뱅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핵심적인 사안의 공유는 쉽지 않지만 서로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영역은 꾸준히 공유를 해왔다"며 "이번 IPO에서 지분율 하락으로 인한 지분 추가 매입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 카카오뱅크 모바일뱅킹앱을 통해 한국투자증권 해외주식서비스인 '미니스탁'을 사용할 수 있다.
▲ 카카오뱅크 모바일뱅킹앱을 통해 한국투자증권 해외주식서비스인 '미니스탁'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또 다른 주요 주주사인 한국투자금융그룹과는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제휴통장 개설이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증권 비대면 채널 '뱅키스'가 카카오뱅크 제휴 1년 간 신규 개설된 증권사 연계계좌가 무려 150만좌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한국투자증권 해외주식서비스인 '미니스탁'을 카카오뱅크 앱에서 사용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주주사인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과 연계한 증권계좌를 오래 전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우리카드(대표 정원재)와 연계한 적금(핫딜적금)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당시 시중은행들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는데 신용평가모형, 리스크관리 등의 노하우를 제공하고 파견된 직원들도 디지털 조직의 유연성 등을 보는 등 상호 교류가 활발히 진행됐다"며 "인터넷은행의 규모나 확장성 등 미래가치로 보면 시중은행의 경쟁자이지만 풀뱅킹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측면에서는 직접적인 경쟁자라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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