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기고 튕기고' 버그 속출하는데 게임사는 '환불 불가'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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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고 튕기고' 버그 속출하는데 게임사는 '환불 불가' 요지부동
소비자 불만 들끓지만 관련 규정 부재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7.2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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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번 시도해도 안 되는 로그아웃으로 계정 날라가 인천 남동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4월 말 출시된 위드허그 모바일 게임 '조선협객전M' 유저이다. 지난 5월 3일 부 캐릭터(부캐)를 키우기 위해 본 캐릭터(본캐) 로그아웃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로그아웃을 계속 시도하던 중 계정삭제 버튼이 보였는데 이를 내 기기에서의 계정 전환으로 오인하고 눌러 결국 계정이 없어졌다. 박 씨는 "게임사에서 로그아웃이 안 되는 상황을 버그로 인정하지 않아 계정 복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선협객전M 측은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를 통해 "계정삭제를 직접 조작했다면 도움을 드리기 어렵다. 이는 다른 유저들도 동일한 사항이니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조선협객전M의 로그아웃 버그로 계정이 삭제됐다며 복구를 요청했다
▲박 씨는 조선협객전M의 로그아웃 버그로 계정이 삭제됐다며 복구를 요청했다
# 모바일 버전은 캐릭터가 안 보여 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안 모(남)씨는 올해 2월 말 출시된 라인게임즈 PC·모바일 게임 '로얄 크라운' 유저이다. 로얄 크라운은 모바일과 PC(Steam)가 연동돼 크로스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데, 모바일 버전에서는 퀵슬롯이 겹치고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 버그가 있었다. 스킬 사용 시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거나 전투 중 프리셋 변경 시 선택한 프리셋으로 변경되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안 씨는 "각종 버그로 게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운영진은 이를 계속 방치했다. 이런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면 시작조차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라인게임즈 측은 유저들이 지적한 버그 현상들을 확인하고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하고 공식 커뮤니티에서 공지로 보고한 상황이다. 또한 "게임 이용간 이러한 불편을 겪으시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로얄 크라운 모바일 버전. 세 번째와 네 번째 퀵슬롯이 겹치고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캡처 출처: 로얄 크라운 공식 커뮤니티)
▲로얄 크라운 모바일 버전. 세 번째와 네 번째 퀵슬롯이 겹치고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캡처 출처: 로얄 크라운 공식 커뮤니티)
# "5분마다 서버에서 튕겨요" 경기도 이천시에 사는 오 모(남)씨는 올해 3월 말 출시된 엔트러스 모바일 게임 'DK모바일: 영웅의 귀환' 유저로, 분 단위로 발생하는 튕김 현상으로 게임 자체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튕김은 물론 화면 멈춤, 아군 공격, 캐릭터 증발, 결제 시 유료 아이템 미지급, 유료 버프 아이템 중복 사용 등의 버그도 자주 발생해 사실상 버그 집합체라는 설명이다. 오 씨는 "버그로 결제 오류가 발생했는데 운영진은 환불을 해주지 않고 기다리라고만 했다. 운영진도 게임에 버그가 많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나 버그 악용자에 대한 제재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엔트러스 측은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유저들이  제보한 문제점들을 최선을 다해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DK모바일 공식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는 한 시간 동안 자체 튕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10개 서버에서 총 13번의 튕김이 발생했다고 동영상을 통해 보고했다
▲DK모바일 공식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는 한 시간 동안 자체 튕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10개 서버에서 총 13번의 튕김이 발생했다고 동영상을 통해 보고했다
# 게임 화면이 번쩍번쩍 경기 용인시에 사는 임 모(여)씨는 2018년 9월에 출시된 노크노크의 '아이러브마트' 유저이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발생한 화면 번쩍거림, 그래픽 깨짐 현상으로 게임 이용 자체가 불가해 지금까지 과금한 100만 원 상당의 컨텐츠에 대한 전액 환불을 올해 2월 게임사에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임 씨는 "그래픽 깨짐은 무한 반복됐고 재접속이나 재설치를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녹스 앱플레이어를 통해 PC로 게임을 접속해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유저가 동일한 증상으로 불편을 겪고 있으나 게임사는 두 달 넘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크노크 측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에서도 업데이트 내역이나 공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임 씨는 아이러브마트에서 잦은 화면 번쩍거림(위)과 그래픽 깨짐 현상(아래)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임 씨는 아이러브마트에서 잦은 화면 번쩍거림(위)과 그래픽 깨짐 현상(아래)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 계정 접속 안 됐는데 이미 접속 중? 부산 금정구에 사는 노 모(남)씨는 지난 달 29일 출시된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게임 '오딘' 유저이다. 3~5시간의 대기열을 뚫고 겨우 접속해도 얼마 안가 금세 튕기는 것은 물론 게임 접속이 안 됐는데도 '이미 접속 중인 계정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뜨기도 했다. 노 씨는 "각종 버그와 긴 대기열로 게임 접속이 불가한 사이에 랭킹 격차가 크게 벌어져 더 이상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불가했으므로 지금까지 과금한 콘텐츠를 전액 환불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오딘에서 접속이 안 됐는데 '이미 접속 중인 계정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뜨고 있다
▲오딘에서 접속이 안 됐는데 '이미 접속 중인 계정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뜨고 있다
화면 멈춤·튕김, 그래픽 깨짐, 접속장애, 결제 오류 등 각종 버그와 렉이 범람해 게임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으나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소비자 민원이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쏟아지고 있다. 

오류 수정을 지속 요청해도 점검 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된다. 게임 이용자들은 운영진이 이를 고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지금까지 과금한 유료 컨텐츠에 대한 전액 환불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사에서는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라는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이미 사용한 재화의 경우 환불이 불가하다는 이용약관을 내세워 거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하는 '콘텐츠 이용자 보호 지침' 제26조에 따르면 게임사는 이용자 수, 이용시간 등을 감안해 이용자가 원활하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버다운, 기술적 오류 등에 대비한 설비를 구축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정이 가이드라인일 뿐이며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다. 게임사들의 미숙한 운영을 근거로 한 환불도 현행법에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게임사들은 업체의 귀책 사유로 버그 등이 발생해 이용자에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된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만 환불과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체에서 회사 귀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유저 스스로 자료를 확보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부작용 없는 약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버그 없는 게임도 없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결국 서버와 버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문에 게임사에서는 유저들이 겪는 불편한 점을 인지해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그 결과를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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