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은 '불닭'이라 점자 표기된 용기면 신제품 '로제불닭볶음면'을 23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과 공동 개발했다. 올 상반기부터 용기 제작 업체에 점자와 외부 물 확인선 삽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출시를 준비해왔다.
점자는 용기면 제품 하단에 삽입했으며 빠른 제품 확인을 위해 축약 표기했다. 또한 물 조절선을 외부에 삽입했는데, 전자레인지용과 일반 조리용으로 구분해 2개 선으로 표시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에서 토마토 대신 고추를 활용한 K로제소스가 인기를 끌고 있어 불닭볶음면에 적용했다"면서 "용기면 점자 표기는 진작 도입했어야 했다. 늦은 감이 있어 송구하다. 좋은 취지인 만큼 많은 기업에서 도입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아온 미에로화이바에 도입된 점자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기 제품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품 디자인은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위치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 배경을 검은색으로, 점자를 흰색으로 인쇄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의 제품 선택과 취식 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컵라면에 점자 표기를 추진하게 됐다. 앞으로도 취약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품명을 점자로 표기해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은 하이트진로 '테라' 캔맥주 제품과 '진로 참이슬' 병·페트 제품, 광동제약 '제주삼다수',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와 '아이시스8.0' 페트 제품 등이 있다.
식음료 업계는 제품명 점자 표기의 필요성을 십분 공감하지만 비용 측면에서 과도한 부담이 예상되며 생산라인 교체 등의 추가 작업이 필요해 개선에만 수 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입을 모았다. 소규모 음료 기업의 경우 그룹 내 자체 생산이 아닌 병이나 캔 등의 용기 제조업체들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용기 생산을 맡고 있는 제조사들의 설비를 전부 바꿔야 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의 소비자 권리 제고를 위한 점자 표시가 절실하지만, 설비 교체에 따른 비용증가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