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더 높아지고 있는 데다 각사별 신 사업 투자도 이어가면서 변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5월 둘째주 현재 배럴당 24.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넷째 주 13.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7주 연속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정제마진이 초강세를 보이며 평균 7.8달러를 기록했는데 5월 들어 1분기의 3배 이상의 정제마진을 기록 중이다. 통상 손익분기점은 4~5달러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뺀 수치로 정유사의 핵심 수요 지표를 뜻한다. 국내 정유사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국제유가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재차 상승해 11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산유량을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여러모로 유가 하락 요인이 부재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개발사업은 러시아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인 에너지 공급난으로 당분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정유사들이 글로벌 수준의 설비 능력을 갖추면서 수출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어 2분기 전망이 밝은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또한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SK이노베이션은 91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2%, 에쓰오일은 7198억 원으로 26% 오른다는 얘기다.
외신과 하이투자증권 등의 보고서를 보면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 국내 정유사에 파는 원유의 OSP 가격을 1분기 대비 3배 이상 올렸다. 다른 중동 산유국들도 사우디 지표를 참고해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향후 국내 정유사들이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정유사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신 사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헝가리 등에 배터리 신규 공장 대규모 증설로 배터리 부문 수익성 향상을 노린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와 같은 친환경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에 여념이 없다. 국내 제조업체인 신비오케미칼과 함께 '액체 탄산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한편 정유 4사는 1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1조6491억 원, 에쓰오일은 1조3320억 원, 현대오일뱅크는 7045억 원. GS칼텍스는 1조812억 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