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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카가 잘 팔리는 이유?...포르쉐·람보르기니 10대중 7대, 롤스로이스는 9대가 법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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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카가 잘 팔리는 이유?...포르쉐·람보르기니 10대중 7대, 롤스로이스는 9대가 법인차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2.09.27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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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입차 전체 시장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내년 ‘연두색 번호판’ 시행을 앞두고 슈퍼카를 구입하는 법인 차량 규모가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1억 원 이상 수입차는 총 4만5895대로 전년 동기(4만5037대)보다 1.9% 증가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국내 신규 수입차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같은 기간 17만6282대로 전년 동기(19만4262대)보다 9.3% 감소했고 5000만 원 이하 수입차 부문도 32.9%나 감소했다. 오히려 가장 초고가인 억대 시장만 늘어난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비싼 차는 많이 팔린다. 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고급차는 출고 시기가 빠른 편이라 고급차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가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내년 3월 법인차량 ‘연두색 번호판’ 시행에 앞서 중소법인에서 앞다퉈 억대 수입차를 구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법인차량 비중도 상승세다. 올해 판매된 1억 원 이상 수입차 4만5895대 중 법인 명의는 총 3만839대다. 비중으로 치면 67.1%, 즉 3대 중 2대는 법인차량이란 뜻이다. 전년 동기에는 법인 차량이 2만9384대로 65.2%였다. 판매 대수도 늘고 비중도 높아졌다.

법인 차량 비중은 비쌀수록 높아진다. 1억5000만 원 이상으로 좁힐 시 79%다. 

법인차량은 구입비, 기름값, 보험 등을 법인이 부담한다. 감가상각비는 연간 최대 800만 원, 차량유지비는 1500만 원까지 경비로 처리할 수 있다. 경비 문제에서 자유로워 법인세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르쉐 '카이엔'
▲포르쉐 '카이엔'
문제는 법인차량 중 상당수가 업무용보다 개인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려한 이미지의 럭셔리 브랜드 포르쉐, 람보르기니의 경우 올해 판매된 1억 원 이상 차량의 67.1%가 법인차량이다. 모든 라인업이 4억 원 이상의 초고가인 롤스로이스도 올해 판매된 172대 중 159대, 92.4%가 법인 명의다. 

현행법상 법인차를 사적 용도로 사용할 시 횡령, 배임, 탈세 등의 혐의로 처분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법인, 개인 용도 구분이 어려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초에서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전 공약 중 하나로 법인차의 번호판 색상을 ‘연두색’ 등으로 구분해 탈세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방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시행 전까지는 법인차량으로 수입차를 구매해도 별도로 번호판 교체를 안해도 돼 올해 계속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 내년 3월 법인차 색깔 번호판 시행을 목표로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개정안만 발표하면 바로 시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순히 번호판만 바꾸는 것으로 억대 법인차량 증가세를 멈출 수 있을지는 확신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김필수 교수는 “3~4억대 수입차를 법인차량으로 타고 다니는 부분을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데 단순 번호판 변경만으로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싱가포르처럼 아예 법인차량 인정을 안 하거나 미국처럼 엄격한 관리체제를 도입하지 않는 이상 효과는 미풍에 그칠 것이다. 법인차의 문턱을 높이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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