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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비밀유지계약 위반' 해명에도 논란 지속...'내부 정보 교류 차단' 실효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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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비밀유지계약 위반' 해명에도 논란 지속...'내부 정보 교류 차단' 실효성 지적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4.12.08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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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의 ‘비밀유지계약(NDA)’ 위반 여부와 관련한 두 차례 해명에도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4일 고려아연과의 NDA 위반 관련한 의혹이 확산되자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MBK파트너스의 ‘바이 아웃’과 소수지분투자, 사모사채투자 등을 하는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부문은 각기 다른 법이며 운용 주체”라며 “MBK 파트너스의 ‘바이 아웃’ 부문과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부문은 실질적으로 분리돼 있으며 ‘차이니스 월’로 구분돼 내부 정보 교류 자체가 엄격하게 차단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밀유지계약의 대상이 되는 정보가 IR자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개 자료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2022년 5월 MBK가 고려아연으로부터 신사업 관련 자료를 받으면서 체결한 NDA 위반여부다.

해당 계약서엔 받은 자료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고려아연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등의 20개 조항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밀유지효력은 지난 5월 종료됐다.

하지만 금융투자(IB)업계에선 공시 의무나 외부 견제 등을 거의 받지 않는 사모펀드 특성상 자체적인 정보 차단 장치가 실효성이 있다는 설명을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정보 공유에 따른 NDA 위반 논란의 핵심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라는 것이 IB업계 분석이다.

MBK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병주 회장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MBK파트너스) 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파트너 활동을 하고 있다.

고려아연과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한 MBK홍콩(MBK Partners HK Limited, MBK의 특수관계법인)에서도 활동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회장은 MBK파트너스 지분 16%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MBK파트너스의 투자심의위원회 의장도 맡고 있고 비토권까지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비밀유지계약의 존재와 대상이 되는 정보, 그리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등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와 바이아웃 펀드에서 추진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유로 꼽힌다.

MBK파트너스 A 부회장의 역할 범위를 살펴봐도 비밀유지계약 위반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해명이 설득력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MBK파트너스에서 소수지분 투자와 사모 대출 등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에 대한 전략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진 A 부회장은 B 부회장과 함께 MBK파트너스의 공동 대표업무집행자(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격)를 맡고 있다.

대표업무집행자로서 바이아웃 펀드가 추진하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관련 사항 등 사내에 있는 모든 정보를 사실상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지 않냐는 의구심이다. 김병주 회장과 A 부회장 모두 투자심의위원회 일원이라는 점은 언론 보도로 여러 차례 알려졌다.

비밀유지계약에 서명한 인물은 MBK파트너스 주된 활동지역이 홍콩인 C 파트너로 MBK 파트너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투자심의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IB업계에서는 업무 영역과 역할이 중복되는 인물들이 다수이고 이러한 인물들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펀드 간 정보 차단을 막는 ‘차이니즈 월’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언론에 공개된 비밀유지계약의 세부내용을 보면 서명 주체인 MBK홍콩뿐 아니라, MBK파트너스의 모든 계열사와 임직원은 해당 비밀유지계약을 준수해야 한다. 칸막이가 있다는 해명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MBK홍콩이 서명한 고려아연의 경영을 통제하거나 고려아연 경영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비밀유지계약 8조 조항은 실제론 MBK홍콩을 넘어 MBK파트너스의 모든 계열사와 임직원에 적용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평가다.

비밀유지계약의 효력이 유효한 기간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준비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법적 책임 등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영풍과의 적대적M&A 논의 등 경영권 탈취를 위한 협의를 6월 이전 시작했을 경우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고려아연이 MBK 측에 제공한 자료들 중 핵심은 112페이지에 달하는 프로젝트 트로이카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에는 핵심기술의 종류와 내용, 역량을 비롯해 기업가치와 각종 밸류에이션 평가 내용 등 미공개정보와 기밀 정보가 상당수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비밀유지계약 위반 여부는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사모펀드에 치명적일 수 있는 논란거리”라며 “MBK가 영풍과 언제부터 적대적M&A를 논의했는지 등을 정확히 알리지 않을 경우,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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