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다툼을 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와 KB자산운용(대표 김영성)의 경쟁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해외주식형 ETF 자산을 크게 늘리며 KB자산운용을 앞질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ETF 순자산규모는 15일 기준 총 83조96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증가했다. 약 185조 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ETF 자산의 절반 가까이가 주식형 ETF에 몰려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5일 기준 주식형 ETF 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34조549억 원으로 1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2위 삼성자산운용과의 격차는 3조12억 원에서 7조7881억 원으로 2배 이상 벌어졌다.
양사 간의 격차 확대는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의 호황에 원인이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면서 해외주식형 ETF에서 강세를 보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규모도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주식형 상품에서 삼성자산운용과의 순자산규모 격차를 9조4157억 원에서 13조1765억 원으로 벌렸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국내주식형 상품도 삼성자산운용과의 격차를 6조4145억 원에서 5조3884억 원으로 좁혔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선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말 대비 삼성자산운용의 주식형 ETF 순자산규모는 1조9426억 원 증가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7799억 원)의 증가폭을 앞질렀다.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도 순위를 맞바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주식형 ETF 순자산이 전년보다 87.4% 증가한 7조1637억 원을 기록하며 4위에서 3위로 순위가 한계단 상승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주식형 ETF 순자산이 5조2676억 원으로 전년보다 1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외주식형 상품 순자산규모가 전년 대비 108.7% 증가한 6조3050억 원에 달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체 주식형 ETF 자산의 약 88% 가량이 해외주식에 몰려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해외주식형 상품 순자산규모가 2조2347억 원으로 101.3% 늘었으나 국내주식형 상품은 3조330억 원으로 12.2% 감소했다. KB자산운용은 해외주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달리 국내주식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주식형 상품은 국내 주식시장 등락 수준의 순자산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해외주식형 상품은 미국시장, 대표 지수 상품 위주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개인연금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연금에 적합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미국주식 관련 상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해외주식 ETF 자산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출시한 ETF 신상품은 모두 미국주식 관련 지수를 기반으로 한 상품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은 S&P500 지수에 투자하면서 일정 수준까지 손실을 커버하는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를 선보인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소비 트렌드 관련주에 투자하는 'TIGER 미국소비트렌드액티브'를 출시했다.
2분기 들어서는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는 인도 시장에 투자하는 ETF도 출시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인도 디지털 관련주에 투자하는 'RISE 인도디지털성장'을 출시한 데 이어 삼성자산운용도 인도 중소형주에 직접 투자하는 'KODEX 인도Nifty미드캡100'을 신규 상장하며 인도 ETF 라인업을 확대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폭이 크나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주식 ETF를 저가매수하려는 투자자들도 많다"며 "미국 이외에도 인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 투자하는 상품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