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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가전] 품질·AS에 불만 63% 쏟아져…삼성·LG전자 민원관리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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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가전] 품질·AS에 불만 63% 쏟아져…삼성·LG전자 민원관리 ‘우수’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5.09.03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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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 민원이 가장 많이 제기된 유통 부문은 중고플랫폼에서 분쟁이 급증했다. 또한 사기성 짙은 해외직구 사이트가 기승을 부려 소비자 피해가 속출했다. 배달앱, 편의점 등 기존 플랫폼도 퀵커머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민원이 급증했다. 상반기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업종별로 분석했다. [편집자 주]

서울에 사는 하 모(여)씨는 2023년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에어컨을 가동하자 찬바람이 나오지 않았다. 에러코드조차 표시되지 않아 파세코 측에 AS를 요청더니 “수리가 어렵다”며 19만 원을 내면 새 제품으로 교체해주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하씨는 “사용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에러 표시도 없는 고장이 났다. 명백한 제품 결함인데도 제조사가 비용을 요구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충남에 거주하는 송 모(여)씨는 2023년 11월 대유위니아에서 소형 김치냉장고를 구입했다. 하지만 사용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지난해 9월 고장이 나 AS를 받았다. 이후에도 냉장고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다시 수리를 요청했으나, 담당 기사는 “수리가 불가능하다”며 본사 수거 및 35만 원 환불 조치를 안내했다. 하지만 제품이 수거된 뒤 6개월이 지나도록 환불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5월 캐리어코리아에서 211L 냉장고를 구매했다. 그러나 콤프레서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소음이 심해 AS를 신청했지만, 기사는 “정상 작동 중”이라며 조치 없이 돌아갔다. 김씨는 “일상생활에 방해될 정도의 소음인데 고장이 아니라고 하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 모(남)씨는 지난 5월 온라인으로 위닉스 공기청정기를 구입했다. 하지만 설치 과정에서 필터에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위닉스에 반품을 요청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최씨는 “새 제품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황당함을 호소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을 사용하며 가장 많이 제기한 민원은 품질과 AS 문제였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주요 가전업체 12개사의 민원을 집계한 결과 LG전자가 30.6%, 삼성전자가 28.4%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민원 점유율 합은 60%에 달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두 회사의 매출 점유율이 90% 이상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원 관리 수준은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업체별 비중은 △쿠쿠전자 12.5% △위니아 12.2% △오텍캐리어 5% △신일전자 2.9% △다이슨 2.6% △SK매직 2.3% △쿠첸 1% △필립스코리아 1% △파세코 0.7% △위닉스 0.7%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이 제기된 분야는 품질(38.2%)과 AS(25.1%)로 전체의 63.3%를 차지했다. 가전제품은 한 번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한다는 인식이 강해 고장 등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 반발도 그만큼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제품군마다 특정 문제가 빈발하는 양상을 보였다. 에어컨은 냉매 누설, 세탁기는 소음과 진동, 냉장고는 잦은 고장과 결로 현상이 대표적이다.

에어컨은 냉매가 새 매년 여름마다 충전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 여름은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수리와 설치 수요가 몰려 신청 후 2주 이상 대기해야 하는 사례가 잦아 민원이 폭증했다. 식당이나 카페 등 영업장은 냉방이 중단돼 매출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TV는 액정에 반점이 생기거나 화면에 줄이 가는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유명 브랜드 제품임에도 해상도가 균일하지 않다는 민원도 적지 않다. 대부분 패널 불량이 원인이지만 보증기간이 지나면 수십만 원대의 수리비를 소비자가 떠안아야 해 갈등이 커졌다.

냉장고는 온도 불안정과 소음 문제가 반복 제기됐다.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소음이 심한데도 ‘정상’ 판정을 받거나 온도 이상조차 소비자 과실로 돌려 갈등을 빚었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허용량대로 사용했음에도 세탁·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고장 원인을 찾지 못해 장기간 불편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밥솥은 내솥 코팅이 벗겨지거나 고무 패킹이 헐거워지는 불량이 주로 보고됐다.
 

▲(왼쪽부터) 설치가 잘못된 에어컨, 오염된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
▲(왼쪽부터) 설치가 잘못된 에어컨, 오염된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

최근 확산된 스마트가전에서는 앱 오류와 연결 불가 문제가 새롭게 부각됐다. 모바일 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소비자들 민원이 잇따랐다.

AS 관련해서는 방문 일정이 지연된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필수 가전의 특성상 하루이틀만 지체돼도 생활 불편이 커져 민원이 폭주했다.

부품 부족으로 수리가 지연되거나 단종을 이유로 수리를 거부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 경우 감가상각 보상을 제시했지만 새 제품을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소비자들의 반발이 컸다.
 

▲(왼쪽부터) 이물질이 묻어나오는 세탁기, 패널 문제로 화면이 이중으로 보이는 TV
▲(왼쪽부터) 이물질이 묻어나오는 세탁기, 패널 문제로 화면이 이중으로 보이는 TV

환불·교환(16.3%) 관련해서는 소비자 과실이 아닌 고장에도 업체에서 환불·교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AS로만 대응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이 외에 서비스(12.6%)와 설치·철거(6.2%) 관련 민원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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