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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고장 못찾아 9개월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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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고장 못찾아 9개월 '헛발질'
엔진경고등 이상에 부품교체만..본사 기술자 온라인 진단도 실패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0.05.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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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불빛의 엔진 경고등. 밤낮 가릴 것 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 점등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출고한지 보름 밖에 안 된 BMW 디젤 차량에서 엔진경고등이 반복적으로 점등되는 이상이 발생했지만 9개월이 지나도록 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단순히 엔진경고등의 고장이 아니라, 주행중 차량 속도가 떨어지는 증상까지 발생해 소비자는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양산시 대석리의 한 모(남.36세)씨는 작년 8월 구입한지 보름 밖에 안 된 BMW 520d 차량에서 엔진 경고등이 점등되는 고장을 발견했다. 2천km 정도 주행했을 때였다. 이후 경고등은 하루에도 몇 번씩 점등됐다 꺼지기를 반복했다.

한 씨에 따르면 엔진 경고등이 점등되면 고속 주행하던 차량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했다. 또 저속으로 달릴 때는 경차보다 가속도가 떨어질 정도로 성능이 급저하된다고.

한 씨는 이를 수리하기 위해 거주지에서 약1시간 거리에 있는 부산 감전동의 코롱모터스 서비스센터를 수십 차례나 방문해야 했다. 부품 교체도 10여 번이나 이뤄졌다.

그러나 이상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고, 서비스센터는 경고등이 점등되는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했다.

결국 한 씨는 차량이 언제 사고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은 채 9개월을 보내야 했고, 차량 주행거리는 어느덧 2만5천km를 훌쩍 넘겼다.

잦은 부품 교체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더 이상 코롱모터스의 서비스센터를 신뢰할 수 없게 된 한 씨는 지난 3월께 서울에 있는 BMW코리아에 민원을 넣어 본사 기술자로부터 온라인 진단을 받았다. 이번에도 역시 부품교체를 통한 수리가 이뤄졌지만 엔진 경고등 점등 현상은 여전히 계속됐다.

한 씨는 "유럽의 대표적 명차라는 BMW의 기술력이 9개월 동안이나 엔진 경고등 하나 잡아내지 못할 수 있냐"며 "항상 불안에 떨며 차량을 운행하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씨는 이어 "피해보상규정을 내세워 차량 교환 및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BMW코리아에 보냈다"고 말했다.

현행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은 차량인도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조향·제동장치와 엔진 등 주행 및 안전과 관련한 중대한 결함이 2회 이상 발생했을 경우 또는 중대결함 동일하자가 4회째 발생하거나 수리기간이 누계 30일(작업일수기준)을 초과한 경우 차량 교환 및 환급을 요청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딜러사인 코롱모터스 측이 우선 부품 교체를 통한 문제해결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아 한 씨에게 불편을 드린 것 같다"며 "이 건의 해결을 위해 다음 주 독일 본사에서 전문가가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더욱 세밀한 진단 후 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한 씨와 원만한 합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BMW 디젤 차량의 엔진 경고등 점등 문제는 한 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 포털의 한 BMW 동호회에도 엔진 경고등 점등과 관련, 출력 저하의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과연 본사에서 파견된 전문가의 진단 후에 리콜 등의 조치가 이뤄지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9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 꼴로 부품 교체를 통한 정비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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