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전자의 글로벌 행보가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자 잡지인 컨슈머리포트에 의해 번갈아 발목이 잡히고 있다.
컨슈머리포트가 양사의 주력 3D TV에 대해 번갈아가며 혹평을 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일관성 없이 혹평이 갑자기 호평으로, 호평이 혹평으로 바뀌기도 해 양사는 이 잡지의 평가에 일희일비가 교차하고 있다.
올 1분기 북미 유럽 등 까다로운 선진 시장에서 50%에 육박하는 3D TV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컨슈머리포트의 혹평에 당혹해하고 있다.
최근 3D 스마트TV의 글로벌 3개월 누적 판매량이 200만대를 돌파, 대대적인 홍보에 돌입한 가운데 등장한 악재기에 더욱 흥분하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이 잡지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샤프, 도시바, 비지오 등 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3D TV 13개 제품을 비교 평가한 결과를 밝히며 LG전자 시네마 3D TV(모델명 47LW5600)를 최고 제품으로 선정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보급형 TV(모델명 UN46D6400)와 고급형 3D TV(모델명 UN55D8000)는 각각 12위와 13위의 꼴찌로 평가되는 굴욕을 당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삼성전자는 적잖이 당혹해 하고 있다. 최근 LG전자와 치열한 3D 기술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평가 결과가 결국 판정패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우리 3D TV를 우수 제품으로 꼽았던 컨슈머리포트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놨다"며 "이번 평가 방법과 조건에 대해 문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웃었지만 LG전자는 이미 먼저 울었던 경험이 있다.
4월 유럽진출을 선언한 LG전자는 5월 아시아 전역에 '시네마 3D TV'를 출시하고 점유율 50%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불과 2주 만에 컨슈머리포트의 'LG의 첫 패시브 3D TV, 견줄만 한가'라는 보고서에 한 방 맞았다. LG전자 3D TV가 풀HD가 아니라는 것.
LG 측은 즉각 컨슈머리포트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발표했다며 반박했지만 일순간 수많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거짓말쟁이가 돼버린 꼴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뭔가 일을 펼칠만 하면 컨슈머리포트가 발목을 잡는다"며 "일관성 없는 평가가 과연 소비자들에게 어필 할수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털어놨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소비자협회가 발간하는 월간지로 제품을 업체로부터 공급받지 않고 직접 구매해 평가하기로 유명하다. 이에 힘입어 미국 내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울러 아이폰4 데스그립 현상을 지적하자 애플이 즉각 범퍼 무상 제공 등의 대책을 마련할 정도로 제조사를 벌벌 떨게 만드는 잡지기도 하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