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시인 이수인, 故 최진실 추모…‘그녀 초승달 따다’ 눈길
상태바
시인 이수인, 故 최진실 추모…‘그녀 초승달 따다’ 눈길
  • 임학근 기자 madang@csnews.co.kr
  • 승인 2008.12.26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실하고 순수한 사랑 詩의 대가로 인정받는 시인 이수인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냈다.


 

두 번째 시집 ‘그녀 초승달 따다’ 역시 그녀의 삶에서 우러나온 감성과 진실함을 그대로 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다.

 

이번 시집은 인공적이고 기교적인 꾸밈을 거부하고 평이하면서 진솔한 시어로 내밀한 감정을 잔잔하게 펼쳐놓은 주옥같은 54편의 시가 담겨 있다.

 

특히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고 최진실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에서는 이별을 끝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독자들의 마음속 상처를 치유할 사랑과 평안이 깃들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그녀 최 진실 가시던 날에… / 이수인

 

한줌 재가 되어 시월 하늘로 날아간 당신

하늘도 슬픈지 종일토록 회색빛 얼굴이었습니다

아직은 시월인데 시리고도 추운 날입니다 오늘은

더 춥기 전에 가시고 싶었나요

당신은 참 오래토록 춥고 추웠나봅니다

털목도리 겹겹 두른 영정 속 얼굴이 그토록 따스해서 행복해 보이네요

우리는 아무도 당신의 그 혹독한 추위를 몰랐네요

신데렐라 또순이 악바리로 불린 당신이었기에

이렇게 날 잡아 우리를 슬픔 속에 빠트릴

꺼져가는 심장의 칼날 같은 차가움은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 꼭 이렇게 가야 했나요…

라고 차마 묻지도 못한 우리들입니다

지난 긴 세월 동안 우리를 웃고 울게 한 당신이

우리를 버리고 떠나버린 오늘은

애통하고 안타까운 마음 시월 찬 서리 내린 듯 오싹 오싹합니다

영정 속 당신은 모두를 용서하듯 웃으면서 가시지만

우리는 죄인이 되어 울고 있네요

귀도 닫고 눈도 닫고 입도 닫은 당신

이제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은 평안할 것입니다

아니 평안해야 합니다

육신마저 세상에 벗어 두었으니

부디 그 무엇에도 메이지 말고 영원토록 자유하소서

 

사랑합니다… 그리고 미안해요

 

시인 이수인은 시낭송가. 전북 부안 출생. 문예특기자로 원광대 국문과 수학, 서울예술대학 극작과를 전공했다. 2007년 시문학에 등단했으며 열린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독도 사랑예술제 시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시낭송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CBS-TV에서 시낭송을 진행했다. 현대시인 중에서는 흔치 않게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는 서정적인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토리문학에서 드라마 <인생감기>를 발표했고 현재 수필 「유년의 기억」을 연재 중이며, 시집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