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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억제제 발랐다가 비싼 옷 허옇게 탈색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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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억제제 발랐다가 비싼 옷 허옇게 탈색 '낭패'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4.09.03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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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많은 여름철 겨드랑이 땀 억제제를 사용했다가 자칫 탈색 등으로 옷을 버릴 수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염화알루미늄 성분의 제품을 사용할 경우 땀과 반응해 옷감을 상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3일 강원도 춘천에 사는 김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초 겨드랑이에 염화알루미늄(20mg) 성분의 땀 억제제를 발랐다가 파란색 상의가 겨드랑이만 흰 색으로 탈색돼 낭패를 봤다고 황당해 했다. 13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새로 구입한 옷이어서 더욱 아쉬움이 컸다.

김 씨는 전날 밤에 겨드랑이에 약을 바른 뒤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날 아침에 샤워를 해서 약품을 씻어낸 뒤 옷을 입었다. 하지만 12시간여 외출 후 집에 와보니 겨드랑이만 흰색으로 흉하게 변해있었다.

서둘러 세탁기에도 두 번이나 돌리고 세탁소에 달려가 드라이크리닝까지 받았지만 소용 없었다.

김 씨는 제조사인 S제약  홈페이지에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나흘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직접 회사측에 전화를 걸었지만 "죄송합니다만 저희 쪽에서 전혀 해드릴 수 있는게 없다"는 말만 들었다.

회사 측에서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의약품 사용의 경우 정해진 용법 용량을 잘 준수해 사용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당사에서는 의약품 사용으로 인해 발생 된 대물 또는 물품에 대한 변상은 어떠한 경우에서든 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김 씨는 "제품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봤고 주의사항에는 전혀 옷의 탈색 부분에 대해서는 나와있지 않았다"며 "회사 측에선 이런 일이 없었다면서 회피성 말만 반복했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또 "설명서에 있는 대로 약품을 사용하고 시간이 지난뒤 깨끗이 씻고 옷을 입었는데도 탈색이 된 것"이라며 "제품이 아니라  땀에 문제가 있다면 등 부분도 탈색 됐어야 할텐데 약을 발랐던 겨드랑이만 색깔이 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염화알루미늄이 주성분인 땀억제제 제품을 사용했다가 옷이 탈색된 사례가 종종 있다. 약을 바를 경우 깨끗이 씻어낸 뒤에 옷을 입도록 권장하는 이유다. 문제는 제품에 이런 주의사항이 표시되지 않고 제대로 안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김 씨가 사용한 제품은 겨드랑이 땀 억제제로 유명한 '드리클로(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같은 성분으로, 국내 제약사가 제조했다. 시중 약국에서 드리클로가 1만2천 원 정도에 판매되는 반면 S제약사 제품을 포함해 다른 국산 제품들은 1만 원 안팎으로 저렴하다.

드리클로의 경우 복약지도서 형태로 저녁에 약을 바른 뒤 다음날 아침에 깨끗이 씻고 옷을 입도록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다른 제약사에서는 약에 들어간 알코올 성분 때문에 색깔이 있는 옷은 탈색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사용상 주의사항에 눈이나 점막에 사용하지 말고 발적이나 자극감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일반적인 주의사항만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S제약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연간 5만~6만개가 판매되는데, 사용상 부주의로 옷이 탈색되거나 겨드랑이 등이 착색된 경우는 있어도 사용설명서대로 했는데도 옷이 탈색됐다는 민원은 한 건도 없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 받지 않은 문구는 추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원주 경북대병원 교수(피부과)는 "약품 성분에 따라 피부에 자극감이나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고, 옷이 변색되거나 탈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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