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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논란속 전문가 의견도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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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논란속 전문가 의견도 제각각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5.0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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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재개키로 결정한 이후 일반인들 사이에 `광우병'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광우병의 감염 경로와 발병 후 증상 등에 대한 사실 여부를 놓고 네티즌들간에 설전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광우병에 대한 이런 논란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알려진 광우병의 위해성이 다소 과장됐다는 입장인 반면 또 다른 전문가들은 광우병이 가져올 생물학적 위해성이 오히려 지금 알려진 것보다 더 클 수도 있는 만큼 오히려 예방 차원에서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다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과학적 영역을 벗어나 지나친 공포심을 자극하는 등의 무분별한 반대논리는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광우병 논란과 관련한 몇 가지 쟁점을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광우병 감염소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변형프리온 단백질이 혈액 등을 통해 다른 부위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나 = 이 부분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명확하게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인 반면 일부는 "문제될 게 없다"는 상반된 주장이다.

   서울대의대 성승용 교수(보건진흥원 질병연구단장)는 "다른 세균과 달리 프리온 단백질은 고온이나 고압 등의 멸균법으로 죽지 않는다. 때문에 도살과정에서 다른 부위에 전염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물론 그 위험성에 따른 발병 가능성은 적겠지만 생물학적 전염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수의대 우희종 교수도 "저농도 프리온 단백질에 의한 광우병 발병은 당연하다. 살코기에도 혈액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미 보고된 사례가 있다"면서 "괜히 광우병의 위험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게 아니라 질병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과학적으로 분명히 가능성이 있는데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질병은 늘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대수의대 이영순 교수의 입장은 달랐다.

   이 교수는 "현재 미국서 사육되고 있는 소가 1억마리가 넘고, 1년에 최소 3천300만에서 4천만마리가 도축된다. 하지만 이제껏 미국서 확인된 광우병 소는 3마리다. 그마저도 1마리는 캐나다산이었다. 이는 그만큼 위험성이 적다는 얘기"라며 "이게 바로 역학이라는 학문이고, 이는 과학적 실험에 앞서서 인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이날 정부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광우병에서는 현재까지 혈액 등에 어떤 전파 요인도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쇠고기 뼈를 우려낸 육수나 2차 가공품은 괜찮은가 =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부는 변형프리온 단백질의 특성상 고온에서도 죽지 않기 때문에 끓여서 먹거나 2차 가공품으로 재가공해도 그 위험성은 여전하다는 입장이지만 감염위험물질(SRM) 제거한 경우에는 2차 감염의 위험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우희종 교수는 "만약 광우병에 걸린 소의 도축 과정에서 다른 부위로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전염됐다면 당연히 위험성이 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사람이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매우 적다. 하지만 질병의 특성상 예방차원에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영순 교수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제기준에 따른 도축.가공 과정에서 감염 위험성이 있는 SRM을 완전히 제거하기 때문에 육수나 2차적인 가공품에 의해 감염될 위험은 전혀 없다"면서 "미국이 동물성 사료를 소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한 지 10년이 지난 만큼 안전성은 이미 확보됐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인이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 = 한국인이 특별히 인간광우병에 잘 걸리는 유전자형을 갖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논란의 전면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간광우병 환자가 모두 유전형 mm을 갖고 있고 한국인의 95%가 이 유전형이기 때문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문제의 연구결과만으로는 유전자형이 질병의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며 "특정 유전자형에서 잠복기가 짧아서 먼저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한중일 3국은 모두 같은 유전형을 갖고 있으므로 한국인이 유달리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 사망자, 일부는 인간광우병? = 최근 전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가운데 일부는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와 관련해 두 질병의 양상이 여러 면에서 달라 인간광우병이 알츠하이머로 감춰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양기화 대한의사협회 연구위원은 "알츠하이머의 평균 발병연령은 60세이고 인간광우병은 29세이므로 대체로 젊은 인간광우병을 알츠하이머로 진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젊은 층에서 알츠하이머가 발병하는 것은 가족 가운데 40세 이하에서 발생한 사례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극히 드물다는 것.

   또 알츠하이머가 초기에 신경계 증상을 주로 보이는 반면 인간광우병은 초기에 정신과 증상을 보이는 것도 차이점이다. 인간광우병 특유의 뇌파 검사결과도 알츠하이머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양 연구원은 "부검을 해야 확진할 수 있지만 여러가지 증상으로도 두 질병은 차이가 있으므로 숨겨진 인간광우병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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