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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괴담] 내수용 차는 수출용보다 쉽게 녹슬어?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2017년 05월 18일 목요일 +더보기
다양한 소비생활에서 생겨난 오해와 편견은 ‘소비자 괴담’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해묵은 오해는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바뀌고 소비자와 기업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소비자들이 오랜 시간 가진 오해와 편견, 고정관념을 심도 있게 짚어봄으로써 실제 진실이 무엇인지 가려내는 '기업 죽이는 소비자 괴담..오해와 편견을 깨자'는 주제의 연중 기획 캠페인을 시작한다.

소비자의 생각과 기업의 입장,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오해를 풀고 신뢰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자동차의 부식은 암에 비유된다. 한 번 시작되면 서서히 번지면서 차량 안전과 내구성에 영향을 주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저마다 방청성능(부식을 방지하는 성능)을 개선해 부식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는 내수용 차들이 수출용보다 부식이 잘 된다는 고정관념이 여전하다. 수출용 차는 부식이 일어나지 않는데 반해 내수용 차는 부식이 많이 빨리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차량은 기후나 시장의 특성에 따라 방청처리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모든 국가의 차량에 똑같은 기준의 방청성능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예컨대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보이는 곳에서 운행하는 차와, 많은 양의 눈이 내리는 곳에서 운행하는 차의 방청성능이 같을 필요는 없다. 이 때문에 상당수 차량 제조사들은 미국 부식학회의 부식 지도에 따라 방청 처리를 진행한다.

미국 부식학회에서는 전 세계를 부식 가혹 지역 부식 지역 부식 무관 지역으로 나누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식 무관 지역’에 속해 있다. 이 때문에 과거 현대차의 경우 미국 부식학회 지도를 바탕으로 국가별 강판의 특성을 구별해 사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눈이 적게 오는 곳으로 분류됐기에 방청성능보다는 국내 고객이 더욱 선호하는 상품에 초점을 맞춰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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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부식학회에서 연구한 ‘세계 부식지도’. 미국 부식학회에서는 전 세계를 부식 가혹 지역(붉은 색), 부식 지역(푸른색), 부식 무관 지역(녹색)으로 나누고 있다. 지도에서 우리나라는 ‘부식 무관 지역’에 속해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최근 몇 년 새 확 바뀌어버린 우리나라의 겨울철 도로사정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겨울철에 제설제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염화칼슘에 의한 차량 부식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추기 위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용 차량에도 높은 수준의 부식방지 처리를 하고 있다.  

2007년 이후  출시된  현대차의 내수용 모델들은 북미와 동일한 '부식가혹지역'으로 구분해 방청 처리하고 있다. 강판에 방청성능을 갖춘 강판을 방청강판이라고 하는데 일반 강판에 내부식성이 뛰어난 아연으로 도금해 부식을 늦춘다.

현대차는 아연도금강판의 적용 비율을 일반 지역의 경우 전체 강판의 35~45% 비율로 적용하지만, 부식가혹지역과 국내에는 70~85%로 적용 비율을 높였다.

한국지엠의 경우에도 국내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에 동일한 방청처리를 진행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방청처리라는 것이 단순히 부식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소음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면서 “차량 모델의 특성에 따라 방청처리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같은 모델일 경우에는 내수와 수출용에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크루즈의 경우 방청을 위한 코팅이 된 합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언더코팅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면서 “이처럼 모델의 특성 상 방청 처리 방식이 다를수는 있지만 내수용과 수출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의 경우 오히려 국제 기준보다 높은 방청 처리를 진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도장 방청기술은 차량의 내구성과 직결되는 만큼 품질경영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강조되는 부분”이라며 “제조공정 상에서도 가장 중요한 프로세스의 하나로  작업자들에게도 지속적인 교육 및 품질강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역시 기본적으로 내수와 수출에 방청 처리에는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보통 방청처리 방식으로 아연 도금과 언더코팅 등을 적용한다”면서 “동일한 모델의 경우 내수용 차와 수출용 차량의 방청 처리에는 전혀 차이가 없이 100% 똑같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여전히 국산차는 부식이 잘 된다는 오해와 편견이 불식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국산차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일부 업체들이 내수와 수출용 차량에 대한 품질 차별을 두면서 이 같은 불신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부식 방지를 위한 꾸준한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의 오해가 풀리지 않는 부분은 아쉽다”면서 “국내업계가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소통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지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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