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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인증마크⑤]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받았다고?...미인증제품과 뭐가 달라?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2019년 01월 08일 화요일 +더보기

정부가 품질관리와 소비자보호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각종 인증마크에서 여러 허점이 드러나면서 제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통해 '환경마크'의 허술함이 드러났고 '유기농마크'는 살충제 달걀을 걸러내지 못했다. 부품값 거품을 빼기 위해 도입된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도' 역시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못 믿을 인증마크> 기획을 통해 각종 인증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어린이 먹거리를 고르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는 '품질인증'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인증 제품이 영양기준 등에서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부분 마시는 음료에만 치중되어 있는데다 당함량 등도 미인증 제품과 별반 다를 바 없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2009년부터 과자, 초콜릿, 탄산음료 등 주로 어린이들이 선호하거나 자주 먹는 어린이 기호식품 중 영양이나 안전면에서 우수한 제품에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해주고 있다.

품질인증은 가공식품의 경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 HACCP(해썹) 인증을 획득해야 하며 ▶1회 섭취참고량당 영양소 기준치에도 부합해야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식품첨가물로 식용타르색소, 합성보존료 및 화학적 합성품을 사용해선 안 된다.

품질인증표시를 하고자 하는 제조, 가공, 수입, 조리 사업자는 이러한 3가지 조건을 갖추고 식약처에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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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균형 잡히고 안전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실효성이 문제다.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은 시행 10년여 만에 누적 1만4800여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 이중 과채주스, 과채음료, 혼합음료 등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가공유, 발효유, 유산균음료까지 더하면 90% 가까이 마실 것에만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이 집중돼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인증받은 166개 제품만 살펴봐도 가공유, 과채음료 등 마실거리가 총 147개로 전체의 88.6%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과자류 7개, 어육소시지 4개, 빙과류 3개, 캔디류 3개, 빵류 1개, 아이스크림류 1개 등에 불과하다.

어린이 기호식품은 과자류, 캔디류, 빙과류,빵류, 초콜릿류, 유가공품, 어육가공품, 면류, 음료류, 즉석섭취식품 등 종류가 다양하지만 소비자들이 이 인증마크를 기준으로 선택 여부를 결정한 만큼의 대상 제품이 없다는 결론이다.

◆ 품질인증 받았어도 비인증 제품과 영양성분 별 차이 없어

더욱이 어린이기호식품으로 인증 받은 제품도 비인증 제품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어 신뢰도면에서도 금이 간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월 실시한 어린이음료 산성도(PH) 조사에서도 14개 제품 중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은 4개제품이 나머지 제품과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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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함소아제약의 ‘마시는 오비타’는 pH가 2.8로 탄산음료인 콜라(pH 2.6)에 근접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함소아제약 측은 6월18일부터 내용물 변경 진행을 완료해 pH를 3.6 기준으로 맞춰 생산 및 판매한다고 밝혔다.

음료를 섭취해 입안이 pH 5.5 이하인 상태가 지속되면 치아 표면의 칼슘염이 상실돼 치아부식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품질인증을 받은 해태htbd의 '썬키스트 로보카 폴리 사과맛'도 pH가 3.0으로 탄산음료인 사이다와 같았다. 특히 이 제품은 한 병당 당 함량이 15g으로 조사 제품 중 4번째로 당 함량이 높았다. 아동(6세 ~ 8세, 여자)의 가공식품을 통한 1일 당류 섭취 기준량이 37.5g인 것을 감안하면 음료 한 병으로 절반 가까이인 40%를 섭취하는 셈이다.

팔도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 사과맛'(pH3.5), 대상 '홍초먹은 기운센 어린이 청포도(pH4.2)는 그보다 나았지만 pH5.5 이하여서 어린이가 마실 때 가급적 빨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14개 제품의 당 함량은 평균 12.1g(각설탕 4개 분량)이었는데 품질인증을 받은 제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린이 기호식품의 당 함량이 계속 문제시 되고 있는데 품질인증 단계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은 166개 제품 중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23개 제품의 당 함량을 조사해보니 평균 12.1g으로 나왔다. 3g짜리 각설탕이 평균 4개 정도 녹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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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의 '아침에주스 오렌지'(용량 210g)의 당 함량이 19g으로 가장 많았다. 해태htb의 썬키스트 폴리 딸리, 사과, 포도는 16g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팔도 뽀로로망고, 멜론, 매일유업 헬로엔요 플레인도 16g으로 평균보다 높았다.

농업법인의 '산지애 사과하나', 팔도의 '귀여운내친구뽀로로(딸기맛, 밀크맛, 블루베리맛, 사과맛)도 당 함량이 12g으로 조사됐다. '귀여운내친구뽀로로'의 경우 용량이 235ml로 조사 제품 중 가장 컸으며 평균(155ml)보다도 양이 80ml 더 많다.

가공유인 남양유업의 '아인슈타인kids', 매일유업의 과채주스 '요미요미 야채와과일 노랑'은 9g, 웅진식품의 '자연은 잘자란 유기농 오렌지' 8g으로 비교적 낮았다. 조사제품 중에서는 신앙촌식품의 '런'의 당함량이 5.5g으로 비교적 낮았다. 

당 함량이 높은 데도 이런 음료들이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인위적으로 당을 첨가하지 않은 경우에는 영양에 관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식약처에서는 "당 함량 인증 기준을 포함해서 품질인증 제도 전반에 대해서 현재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어린이의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제도인만큼 관계부처와 기업의 철저하고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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