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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기자수첩] 오뚜기 면장갑 사건으로 드러난 식약처 이물조사의 허점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2019년 02월 07일 목요일 +더보기

오뚜기 ‘진짜쫄면’에서 면장갑이 나왔다는 소비자 제보로 인해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오뚜기 제조공장이 위치한 평택시는 공정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세간의 관심은 '정말로 제조 중에 장갑이 들어갔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서 행정기관의 일처리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 소비자는 식품안전성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일처리는 번번이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식품에 이물이 발생하면 소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나 시·군·구 등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담당 공무원이 제조공장에 나가 조사하게 된다. 직접 공장을 방문할 수 없는 소비자로서는 대신 조사를 맡은 담당 공무원의 철저한 일처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물질 사태가 터질 때마다 행정기관이 정말로 소비자 편에서 철저한 조사를 했는지 늘 의문이 생긴다.

오뚜기 면장갑 사태에 대한 첫 조사에서는 ‘제조공정상 유입 불가능’이라는 결론이 소비자에게 통보됐다. 공장 방문 당시 제조현장에서 제보자가 제시한 장갑과 다른 종류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고, 같은 조건에서 장갑을 넣어보았을 때 튕겨져 나왔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재조사에서는 진짜쫄면에서 나온 장갑과 같은 종류의 장갑이 현장에서 쓰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식약처는 그제야 공정과정상 유입됐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그나마 이번 사건은 언론을 통해 워낙 널리 보도되면서 여론의 뜨거운 관심이 있었기에 재조사요구가 받아들여진 경우다. 평소 식약처에 접수되는 수많은 이물 신고 가운데 얼마나 많은 오류가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물질 문제를 제보한 소비자들은 특히 제품을 개봉했다는 이유로 식약처가 특별한 노력도 없이 조사불가를 통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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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목동의 한 소비자는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로티세리 치킨이 구매한 후 붉게 변했다며 식약처에 신고했으나 담당 공무원은 “이미 개봉한 뒤라 조사가 어렵다”는 답변만 내놓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부산에 사는 소비자는 라면을 끓여 먹는 중 동전이 나와 신고했지만 제조사와 식약처 모두 '공정상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는 일방적인 결론만 내렸다. 

소비자는 "냄비에 물을 받아서 헹군 뒤에 끓였다"며 보관이나 조리 중에 동전이 들어 갔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억울해 했다.

이번 오뚜기 사태도 여론의 뜨거운 관심이 없었더라면 이들 사례처럼 쉽게 종결되고 말았을 것이다.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식품 이물 신고는 총 3236건인데 이 가운데 원인불명과 조사불가 등으로 판정이 되지 않은 경우가 1096건에 달한다. 식약처의 이물조사로 감당하지 못하는 커다란 공백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오뚜기 사태는 이렇게 지나가고 잊혀지는 수많은 이물질과 정말 제대로 처리된 것일까 하는 의문에 불을 붙였다. 오뚜기에 대한 재조사가 어떻게 결론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행정당국이 이물 조사에 더욱 만전을 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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