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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시스템 에어컨 알고 보니 묵은 모델...깜깜이 계약 논란

3~4년 후 가격 미리 예측해 지불...바가지 쓰기도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2019년 04월 29일 월요일 +더보기
경북 구미시에 거주하고 있는 류 모(여)씨는 지난 2016년 유명건설사에서 시공한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서 시스템에어컨 옵션을 880만 원에 선택했다. 공동구매로 건설사가 일괄 시공하는 만큼 가격적인 면에서 손해보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그러나 입주 후 설치된 에어컨 모델명을 인터넷에 검색해 본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류 씨는 "현재 개별 시공예정자의 견적을 비교해본 결과 옵션가격 보다 200만 원 가량 저렴했다"며 "단체 시공이나 공동구매의 이점은 커녕 오히려 시공사로부터 사기를 당한 기분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재고 물량 시세와 비교했기 때문"이라며 "대량 공급으로 최저가보다 저렴하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시세보다는 분명 낮기 때문에 문제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분양 시 추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 에어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시공사들이 선분양이라는 이유로 계약 당시에는 자세한 모델명이나 제조일 등 중요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사를 믿고 계약했다가 뒷통수 맞기도 일쑤다.

입주 후 모델사양 및 가격 등을 문제 삼아 계약 해지할 경우 오히려 입주자가 위약금을 물어야 되는 구조라 사실상 ‘깜깜이 계약’이라는 지적이다.

시스템 에어컨은 발코니 확장과 수납장 추가 등과 마찬가지로 분양 시 선택할 수 있는 유상옵션이다. 가격이 600만~1000만 원에 달하지만 미관과 공간 활용성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에 많은 입주민들이 선택하고 있다. 유상옵션이기 때문에 취득세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입주민들에게는 민감한 사안이다. 건설사들도 이같은 수요를 반영해 아예 기본 품목에 포함시키고 있는 추세다.

◆ 옵션 계약 단계선 에어컨 모델 알기 어려워...건설사 "선분양 구조 때문"

문제는 시스템 에어컨 계약 과정에서 언제 출시된 어떤 모델이 적용되는지 입주민 입장에서 알 길이 없다는 점이다. 시행사가 제작한 분양 홍보물에도 '시스템 에어컨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만 있을 뿐 구체적인 모델명은 명시돼 있지 않다. 

시스템 에어컨은 3년 정도 기간을 두고 신제품이 출시된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분양 계약자가 옵션품목을 정해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2년 정도 걸리다 보니 옵션 계약 당시에는 최신 제품이라도 분양 계약자가 입주할 때가 되면 제품 출시년도만 따졌을 경우 구형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어컨의 제조사만 정해진 상태에서 3년 뒤 출시되는 제품을 현시점에서 미리 돈을 주고 구입하는 셈이다.

반면 롯데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GS건설, SK건설 등 건설사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선분양의 특성상 건설사들도 어떤 제품이 적용될지 모르기 때문에 입주자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후 아파트가 준공 되려면 최소 2년 이상 걸리는 상황에서 미래의 제품을 계약 단계에서 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00%는 아니지만 준공 시점을 기준으로 최신 제품을 적용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주자 입장에선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옵션 가격을 미리 지불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선분양 구조에선 어쩔 수 없다”며 “입주 시점에 설치된 에어컨이 단종된 상태라도 2년간은 AS를 보장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시스템 에어컨을 옵션이 아닌 기본 품목으로 제공하면서 제조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현 시점에서 미래에 적용될 제품 정보를 미리 안내하는 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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