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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패물 든 개인금고 녹아 사라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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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패물 든 개인금고 녹아 사라질 뻔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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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직원의 실수로 수천만원 상당의 패물이 든 개인금고가 빈 통으로 오인돼 용광로 속에 녹아 사라질 뻔했다.

지난 20일 김모(여.64)씨는 울산시 남구 달동 A은행으로부터 대여금고의 개인 물품을 확인하라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은행 측이 지난달 말 개인 대여금고 위치를 옮기면서 부득이하게 대여금고를 뜯었으니 금고 속 본인 물품을 확인하라는 전화였다. 그러나 은행에 간 김씨는 아연실색했다. 대여금고 속에 넣어둔 4천만원 상당의 귀금속과 패물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

당황한 김씨는 은행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대여금고의 개인 보관물품은 은행이 일일이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행방을 알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김씨는 지난 2001년 10월 귀금속 가운데 일부를 찾은 후 나머지 4천만원 상당의 패물은 모두 개인 대여금고에 7년여 동안 보관해 왔다.

김씨는 "개인 대여금고를 본인이 없는데서 함부로 뜯어놓고 은행 측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고, 은행은 "금고 위치를 바꾸기 전 이미 금고 소유주들에게 수차례 전화연락을 시도했지만 몇몇 고객들이 연락이 닿지 않아 부득이하게 금고를 뜯었다"며 "은행직원과 청원경찰 등의 입회 아래 금고를 열었고, 금고를 여는 전 과정을 녹화한 자료도 있다"고 맞섰다.

김씨는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금고를 가져다 지문감식을 의뢰하는 등 사라진 패물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27일 오전 은행에서 다시 김씨에게 연락이 왔다. "대여금고를 옮기는 과정에서 금고가 뒤바뀌는 실수가 있었다"며 다시 금고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한 것.

은행 측이 가져 온 대여금고 안엔 1캐럿의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김씨가 보관한 패물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은행 측에 따르면 김씨의 패물이 들어있던 대여금고는 낡은 개인금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오래된 빈 금고와 뒤바뀌어 인천의 한 금고업체에 넘겨졌다.

이 금고업체는 패물이 든 진짜 김씨의 금고를 빈 금고로 알고 재활용하기 위해 용광로에 녹일 계획이었으나 은행 측이 뒤늦게 연락해 극적으로 회수했다.

패물을 가까스로 찾은 김씨는 오리발을 내밀던 은행에 화가 치밀었지만 결국 은행 측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경찰도 수사를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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