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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그러니 자식도…' 모욕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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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그러니 자식도…' 모욕죄 아니다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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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안을 비하할 때 자주 나오는 `부모가 그런 식이니 그 자식도 그렇지'라는 말이 모욕죄에 해당될까.

대법원 1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특정 학생과 학부모를 비방한 혐의(모욕죄)로 기소된 중학교 교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재판은 A교사가 2005년 11월 교무실에서 한 학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를 거론하면서 "부모가 그런 식이니 자식도 그런 것이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 학부모 귀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학부모는 A교사가 자신을 `양아치'에 비유했고 자신의 아들을 `경찰서에 집어넣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주장하며 모욕죄로 고소했다.

모욕죄는 특정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외부로 표현했을 때 적용되는 죄로, 특정 사실을 거론하며 남을 비방해야 성립하는 명예훼손죄보다 대상이 넓다.

모욕죄가 인정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관련자들의 법정 진술을 근거로 `양아치'라는 표현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문제의 발언이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검찰은 `부모가 그런 식이니 자식도 그런 것이다'는 취지의 말 만으로도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하며 상고했으나 기각 당했다.

대법원 1부는 "그 표현이 상대방의 기분을 다소 상하게 할 수 있더라도 내용이 막연해 그것만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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