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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화의 ‘시간이 흐를수록’ 원작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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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화의 ‘시간이 흐를수록’ 원작자는 누구?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6.1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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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봐도 재미있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한 번안극이나 리메이크 작품들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최근 공연계에도 영화나 소설 등을 원작으로 하거나 외국 작품을 우리 실정에 맞게 번안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리 스토리를 알고 있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될 걱정은 없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기존의 작품에서 대략의 라인을 가져오되 자신들만의 특색을 살려 새롭게 각색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원작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알아두고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쉽게 알지 못하는 작품의 속사정까지 꿰뚫어보는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동행인에게 이러쿵저러쿵 아는 척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 원작자 만나기 : 숨겨진 러시아 드라마의 보석, 알렉세이 아르부조프

연극 ‘시간이 흐를수록’은 러시아 작가 알렉세이 아르부조프의 ‘오래된 코미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아르부조프는 아직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지만, 소비에트 시절 체홉 만큼이나 자주 작품을 올렸던 러시아 드라마계의 거목인 인물. 당시 그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딱딱한 이념들을 일상적인 삶 안에 부드럽게 그려내는 작가로서 높이 평가 받았다.

◎ 아르부조프 포인트 1 : 청춘 드라마의 전형을 제시

아르부조프의 작품은 젊은이들의 감각에 맞는 대사와 음악의 적극 사용으로 당시 폭넓은 관객층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아르부조프는 남녀의 미묘한 관계와 심리 상태를 잘 포착해 청춘 드라마의 전형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으며 이후 러시아 극작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그는 말년에 밤필로프, 페트루솁스카야 등 7,80년대 현대 러시아를 대표하는 극작가들을 키워내기도 했다.

◎ 아르부조프 포인트 2 : 여백과 긴장의 마술사

아르부조프 작품에서 특히 도드라지는 것은 ‘서정성’이다. 그의 작품들은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거나 날 선 대사를 치열하게 주고받는 일이 거의 없다. 대신 대사 사이사이의 여백과 긴장감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미묘한 감정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 아르부조프의 작품은 마치 겨울날 난로 옆에서 듣는 옛날이야기, 혹은 산들바람에 귀를 간질이는 봄노래처럼 부담 없이 편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아르부조프는 이러한 작품 안에 인생의 베일을 들추는 또렷한 시선과 깊은 성찰 역시 빼놓지 않는다.



◎ 연극 두 배 재미로 즐기기 : 연극 ‘시간이 흐를수록’

겨울의 끝자락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을 만큼 길고 지루하지만, 어느 순간 눈을 떠보면 눈부신 봄빛 속에 온 세상이 새로 피어나고 있다.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 인생의 절정은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때로는 예상치 않은 사랑을 만나 삶이 다시 시작되는 듯도 하다. 앞서 말했듯 연극 ‘시간이 흐를수록’은 러시아 작가 아르부조프의 1975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미 삶의 절정을 지나쳐버린 중년 남녀가 우연히 만나 서로를 알게 되고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통해 잔잔한 사랑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연극 ‘시간이 흐를수록’은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에 의해 극이 진행되지 않고, 오로지 두 남녀의 대화로만 이어지는 이인극이다.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변화와 대사만으로 극이 이루어지는 만큼 배우의 매력과 앙상블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이다. 연극 ‘시간이 흐를수록’의 이번 공연에는 지난 해 12월 ‘신의 아그네스’로 연극계의 시선을 집중시킨 배우 윤석화와 무대 위에서 단단한 힘을 발하는 배우 최민건이 출연하고 있다. 연극 ‘시간이 흐를수록’은 오는 6월 27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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