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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불'훨훨'~ 도어록'먹통'.."어찌하오~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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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불'훨훨'~ 도어록'먹통'.."어찌하오~어찌"
  • 백진주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2.23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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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디지털 도어록 이용자들은 화재 등 위급 상황 시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급한 마음에 조작 실수를 하게 될 경우  잠금 장치를 풀지 못해 큰 피해를 자초할 수 있다. 사용설명서를 통해 만일에 대비한 ‘비상 시 작동방법’을 정확히 익혀 두어야 한다.

부산 재송동의 장 모(여.36세)씨는 지난 2월 3일, 결혼 5년 만에 마련한 아파트로 이사를 하기 위해 짐을 챙기던 중 새집에서 불이 났다는 가족의 전화를 받고 경악했다. 이웃들로부터 화재 소식을 듣고 같은 라인 8층에 거주 중인 친정 식구들이 13층 장 씨의 집으로 급히 뛰어 올라왔지만 도어록이 열리지 않아 화재 진화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며칠 전 도어록을 새로 구입, 설치할 당시 판매직원으로부터 비밀번호 및 지문 입력방법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듣고 장 씨 가족은 물론 공사기간 내내 출입이 잦았던 친정식구들의 지문까지 모두 등록하고 비밀번호도 숙지한 상태였다.

하지만 아무리 지문인식과 버튼을 입력해도 도어록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이미 집 밖으로 연기가 새어나왔다.  현관문을 열지 못해 20분가량을 허비하다 결국 출동한 소방관이 도어록을 파손하고 실내로 들어가서야 겨우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1천800여만원을 들여 수리를 마친 아파트 내부는 검은 그을음으로 가득했다. 소방서에서는 당일 냄새 제거를 위해 켜둔 촛불이  원인일 거라고 추정했다.

도어록의 고장으로 인해 화재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생각한 장 씨는 업체로 확인을 요청했다. 방문한 직원은 파손된 도어록을 살펴보더니 정상작동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고 납득할 수 없었던 장 씨는 본사 측으로 정확한 원인규명을 요청했다.

본사 담당자는 "실내 온도가 섭씨 60도 이상이 돼야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며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한 거 아니야"고 반문했다.

장 씨는 "일주일을 기다려 고작 비밀번호 바꾼 게 아니냐는 설명을 듣다니 어이없다. 제품 이상이 아니라 피해보상은 못해주고 동일한 도어록 설치가 전부라니 기막힐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광고에는 화재발생 시 도어록이  55℃ 이상의 열을 감지할 경우  경보음을 울리며  자동으로 열린다고 되어 있다. 자동으로 열리기는커녕 작동조차 안돼 피해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어록 제조업체 관계자는 "외부 바디는 이미 파손상태라 고장여부를 확인 할 수 없었지만 도어록의 작동과 관련된 메인부품이 있는 내부는 테스트결과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버튼을 잘못 누른 경우 보안을 위한 '3분락'기능으로 인해 작동이 멈춘다. 3분간 기다려야 하는 데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 반복적으로 버튼을 누르다보니 생긴 문제가 아닐까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온도 상승에 의한 자동개폐에 대해서는 “발화 지점이 집 안쪽이여서 실제 도어록 쪽에 온도는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현재 국내 도어록 시장은 서울통신기술, 아이레보, 게이트맨, 밀레시스텍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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