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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했다가 두피가 '울긋불긋'.."표시 좀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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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했다가 두피가 '울긋불긋'.."표시 좀 해줘!"
  • 박한나 기자 hn10sk@csnews.co.kr
  • 승인 2010.04.16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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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한나 기자] 비듬 샴푸에 건성용, 지성용 등의 설명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엉뚱한 제품을 썼다가 심한 두피 트러불에 시달려야 했다.

제조사들이 피부에 따라 다른 성분과 효능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구별표시하도록 하는 의무규정이 없어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서울 서초3동의 최 모(여.28세) 씨는 비듬전용 샴푸로 알려진 헤드앤숄더의 신제품 '수딩 두피 케어'를 구입했다. 평소 지성 두피로 매일 샴푸를 해야했던 최 씨는 두피를 깨끗히 클렌징하고 두피 트러블을 완화시킨다는 ‘수딩 두피 케어’의 광고에 끌려 구매를 결심했다.


그런데 새 샴푸를 사용한 뒤로 머리에 기름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일주일간 같은 제품을 사용한 결과 머리 곳곳이 붉게 물드는 증상이 나타났다. 

최씨는 제조사인 P&G 홈페이지 게시판에 민원을 올렸고 ‘수딩 두피 케어 샴푸는 악건성용으로 지성 두피를 가진 사람은 사용하면 안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상담원은 소비자 부주의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반품이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최 씨가 샴푸용기와 홈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봤는데도 악건성, 지성두피 등의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최 씨가 그 점을 지적하자 고객센터 상담원은 그제야 택배를 통해 반품을 해주겠다고 했다.

최 씨는 환불을 받기는 했지만, “소비자가 알기 쉽도록 제품 표기를 개선해달라”고 업체측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헤드앤숄더 관계자는 “단순 건성, 단순 지성이 아닌 세분화된 소비자 요구에 따라 7가지 두피 솔루션에 맞게 세분화 해 표기한 것이다. 이번 소비자 불만에 따라 내부적으로 수정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헤드앤숄더는 수딩두피케어 외에도 '두피 토탈 솔루션'이라는 이름으로 헤어 폴 클리닉, 딥 클린, 쿨 멘솔, 센서티브 알로에, 프레쉬 레몬그라스, 겸용샴푸 등 총 7가지의 샴푸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영문 제품명만 듣고는 제품 특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7가지 제품 모두 ‘뛰어난 비듬완화 및 두피 케어’라는 설명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수딩 두피 케어의 경우 제품 뒷면에 '뛰어난 비듬완화 및 두피 케어. 특허 받은 하이드라 징크 포뮬러가 처음 사용할 때부터 비듬 및 두피 트러블 (건조함, 가려움, 당김, 기름기 등) 완화를 시작하고, 두피의 수분 밸런스를 유지시켜 줍니다.' 등이 설명이 있지만 지성 두피를 가진 사람은 사용하면 안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문제는 제조사가 지성, 건성 등의 표기를 의무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 화장품법에 의하면 제품의 명칭, 제조업자, 화장품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 내용물의 용량, 제조번호 및 제조연월일, 가격, 기능성화장품, 사용상 주의사항 등에 대한 기재 표시는 다른 문자․문장․도화 또는 도안보다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하여야 하며,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한글로 정확히 기재․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필요한 경우 국제표준명칭을 외국어와 병행표기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에서 건성용, 지성용 등의 딱딱한 표현 대신에 예쁜 말을 찾아 쓰다보니 수딩케어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며 "건성, 지성 등  제품 사용대상을 표기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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