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샘표식품이 야심차게 선보인 조미료 '연두'가 원재료 함량을 명확하게 표기하지 않아 '꼼수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제품명과 품목허가의 상품명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원재료 함량 표기의무를 교묘하게 피해갔을 뿐 아니라 원산지 정보도 두루뭉술하게 표시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제품명과 원재료명이 일치해야 의무적으로 햠량을 표기해야 한다.
그렇지만 '연두'의 경우 제품명과 원재료명을 교묘하게 다르게 표기해 함량을 표시하지 않았다. 동물성원료를 넣지 않고, 콩발효액만 넣었다고 제품홍보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정보인 함유량을 누락한 것이다.
반면 조미료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제품 중 특정 원재료의 함량 등을 상세하게 표시해 대조를 이룬다.
실제로 '자연재료 조미료'를 표방하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의 복합조미료 제품을 살펴보면 원재료의 함량과 원산지가 상세하게 표기돼 있다.
CJ제일제당이 내놓은 '웰빙다시다 산들애 국내산 한우'의 경우 주표시면에 한우쇠고기 함량 10.8%(정육기준)으로 표시돼 있다. 원재료명 표시란에는 산들애 쇠고기 양념분말 35.7%, 산들애 한우쇠고기엑기스 5.1%, 쇠고기 야채풍미유4.2% 등이 표시돼 있다. '웰빙다시다 산들애 국내산 해물' 역시 게, 새우, 미더덕, 오징어, 멸치, 홍합 등 해물의 함량을 생물기준으로 62.8% 들어있다고 표기했다.
대상의 '맛선생 한우'는 한우의 총함량을 정육기준으로 11% 표시하고 있다. '맛선생 전문가솜씨 해물'은 건조물 기준으로 멸치 22%, 가쓰오 0.8%가 들어있다.
특히 이들 제품은 대부분 국산 원재료를 사용했으며, 수입산의 경우 '호주산' '일본산' '인도산' 등을 상세하게 표시했다.
그러나 샘표식품은 제품에 '연두' 브랜드명은 크게 표시하면서도 제품명이 '연두 콩발효맛내기'인지, '연두 더욱 깊은맛' 또는 '연두 더욱 단백한맛'인지 혼동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연두 더욱 단백한맛'의 제품 뒷면을 살펴보면 원재료명 및 함량 표시란에 연두콩발효맛내기액, 정제수, 천일염, 주정, 밀추출물, 표고엑기스, 야채농축액, 효모추출물, 화분발효액, 자몽종자추출물이 적혀 있다. 제품 어디에도 '연두 콩발효맛내기액'이 얼마나 들었는지 적혀있지 않아 정확한 함량을 알 수 없다.
게다가 제품에 사용된 대두(콩), 밀의 원산지를 '수입산'으로 표시했다. C제일제당과 대상이 조미료 제품의 원산지를 상세하게 표기한 것과 확연하게 대조된다.
이와 관련해 샘표식품은 중국산 대두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제품명이 '연두 콩발효맛내기'가 아니므로 원재료의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회사측은 '연두'를 생산하는 이천공장의 관할 지자체인 이천시청에 아예 제품명을 '연두 더욱 깊은맛' '연두 더욱 담백한 맛'으로 품목제조 신고를 했다.
포장 정면에는 '연두 콩발효맛내기'라고 표기하면서도 당국에는 '연두 더욱 깊은맛' '연두 더욱 담백한 맛'등으로 모호하게 표시해 함량 표기 의무를 피해가려 한것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는 것.
샘표식품 관계자는 "'연두제품은 '연두 콩발효맛내기액'을 담았으나 제품명과 원재료명이 같지 않으므로 정확하게 얼마나 함유하고 있는지 함량을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샘표식품이 '연두'의 원재료 함량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부 최모씨는 "다른 조미료에는 원재료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함량이 표시돼 있는데, '연두'의 경우 어떤 원료가 얼마나 들었는지 적혀있지 않다"며 "함량표기를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원산지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아 제품에대한 신뢰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안전정책과 관계자는 "현행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원재료를 제품명 또는 제품명의 일부로 사용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함량표시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샘표식품 '연두'의 경우 원재료명 및 함량에 '연두 콩발효맛내기액'으로 표시했으며, 제품명의 일부에 '연두'가 들어갔기 때문에 원재료명 표시면 또는 주표시면에 함량을 표기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