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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맛집 탐방]묵은 김치에 싸먹는 갈비 색다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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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맛집 탐방]묵은 김치에 싸먹는 갈비 색다른 맛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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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령갈비

강서의 먹자거리 메카는 ‘발산’역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국내에서 잘 나간다는 패밀리레스토랑이 도로를 끼고 양 쪽에 포진해 있고 골목 안쪽으로는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윤도령갈비’는 가벼운 주머니 사정과는 상관없이 융숭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윤도령갈비’는 커다란 내부가 돋보인다. 대충 보기에도 장사가 잘되는 곳이구나 싶은데 일반 갈비집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1인분에 8천원하는 ‘암퇘지갈비’를 시키고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등장하는 밑반찬 하나하나가 ‘서프라이즈’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제철 회’다.

입맛을 돋울 정도의 적은 양이지만 주꾸미, 참치, 홍어회 등이 철에 따라 제공된다. 맛은 전문점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식사 전 애피타이저로서는 훌륭하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해파리무침, 탕평채, 호박전, 동치미, 참나물 겉절이가 쉴 새 없이 등장하면서 테이블을 가득 메워 버리는데 ‘상다리가 부러지겠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워낙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지 화려한 밑반찬들은 ‘대충’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노파심도 든다. 하지만 알고 보니 ‘호박전’은 광탄에 있는 밭에서 직접 심은 늙은 호박을 냉동해 갈아 만든 것이고, 딱히 별 볼일 없어 보이는 겉절이는 참나물을 맛깔스런 양념에 무쳐낸 것이다.

동치미는 싸한 탄산가스가 속을 뻥 뚫어주는데 이것도 보름 이상 숙성시켜 만든 것이다. 게다가 리필을 해달라고 하면 마다하지 않으니 도무지 타산이 맞지 않을 것 같다.

꽉 찬 테이블을 보고 있으면 ‘1인분에 8천원짜리 갈비 먹으면서도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구나.’ 싶다. 밑반찬들의 화려한 등장에 막상 고기에 대한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건만 보통 둘이서 3인분은 시켜야 성이 차는 것과는 달리 2인분을 시키고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상추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이곳만의 ‘먹는 법’을 따라야 한다. 같이 나오는 묵은 김치에 고기를 싸먹는 것인데 처음 보면 간장에 절인듯 색이 그다지 구미를 당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막상 고기를 싸먹어 보면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게 생각보다 맛있다. 김장김치를 묵힌 후 일일이 물에 씻어 만든 것으로 보기보다 깊은 맛을 내고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사장 허강례씨에게 그 비결을 물어보니 키워드는 ‘박리다매’. 그도 그럴 것이 윤도령갈비는 280평 공간에 3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고 주말의 경우에는 하루에 5~6백 명의 손님이 방문한다. 이러한 상황이니 많이 주는 만큼 많이 팔아 남기는 게 가능한 것이다.

점심시간에는 한정식을 파는데, 단돈 1만원 1인분에 남도식으로 차려낸다. 장대, 서대, 굴비구이가 나오고, 샐러드, 홍어회, 간장게장,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갈비뚝배기, 돌솥밥 등이 나온다.

돼지갈비도 맛있지만 윤도령갈비(소갈비)도 맛있다. 돼지갈비는 특성상 질긴 감이 없지 않지만 소갈비의 경우, 고기가 부드럽고 양념이 은은하게 배어 있다. 물론 가격이 좀 더 센 왕갈비도 있다.

하지만 소갈비로도 충분할 것 같다. 1인분에 1만 3천 원 하는 소갈비는 그 유명하다는 포천이동갈비에 비해 가격과 맛 모두 따졌을 때, 훨씬 낫다./김미선 기자 lifems@economy21.co.kr

출처:한겨레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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