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대한항공은 골탕 항공사 ?"
상태바
"대한항공은 골탕 항공사 ?"
탑승전 "다음 비행기 타라"…고객에 하루 두번 애먹인 '기막힌 사연'
  • 이경미 소비자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3.16 07:4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이하여 우리가족은 제주에서 서울에 계시는 시부모님 댁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인 큰 딸, 중학교2학년인 아들, 초등학교 5학년 막내딸 그리고 우리 부부는 모두 각자 일하고 공부하느라 바빠서 한날 같이 움직일 수 없었다.

한번의 예매로 온 가족이 움직일 수 없어 3건의 인터넷 예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위의 두 남매만 남겨놓은 채 막내와 부부만 먼저 서울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그까짓 하룻밤 자고 올라오는 건데, 너흰 할 수 있어"하며 아이들에게 안심시키고 용기를 주고 먼저 올라왔지만, 마음은 온통 불안과 걱정으로 뒤범벅이었다.

설을 잘 쇠고, 집안경사도 잘 치르고, 1주일 만에 집에 내려가게 되었다. 아이들의 스케줄이 밀려있어 빨리 내려가야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에 가게 되면 정 많은 어머님이 부러진 팔로 손수 아침식사를 챙기시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조금 늦은 아침 비행기를 예매했다.

어머니와 저는 새벽 5시부터 아침식사 준비를 했다. 오전 9시5분 비행기여서 최소한 8시30분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하므로 서둘렀다. 그리고 김포공항에 도착해 수속절차를 밟았다.

여직원이 한참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다가 책임자를 큰 소리로 부르더니만 "좌석이 없다"고 했다. 너무나 황당했다. 우린 예약 완료된 사람이다. 인터넷예매는 바로 결제되지 않으면 예약도 안 되는 게 항공사 예약 시스템이다.

예약도, 운임결제도 모두 마치고 예약확인증까지 받아둔 상태였다. 그런데도 좌석이 없다고?. 티켓매니저라고 하는 책임자 정 모씨는 "항공기 기종을 바꾸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예매 손님도 무시한 채 한통의 전화연락도 없이 자기네들 마음대로 기종을 바꾸고 다음 비행기를 타라고 할 수 있는가? 예약하고 일정시간 결제가 되지 않으면 ‘규정’이라는 미명하에 냉정하게 바로 취소시키는 것이 항공사가 아닌가?

너무나 착하게 그들의 규정을 따라주었는 데 자신들 멋대로 운영하는 규정에 따라 1분1초가 아까운 이 마당에 다음 비행기를 타라고 종용받아야 하는 것인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좌석이 두개 남아 있다면서 나누어서 타고 갈 것을 은근히 유도했다. 비행기를 새로 띄워서라도 9시5분 비행기에 우리 4명 모두를 태우라고 했다. 당장 비행기를 타야한다고 했다.

좌석을 만들어 줄 테니 공항 라운지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9시5분 대한항공비행기는 모니터에서 사라지고, 9시10분 아시아나비행기도 모니터에서 사라진 뒤 책임자가 나타났다.

좌석마련이 어려워 다음 비행기 좌석을 받아왔단다. 더 황당한 것은 그들의 다음 비행기는 무려 1시간 40분후에나 있었다. 아이들의 스케줄을 어렵게 조정해 서울에 왔는 데 천재지변도 아닌, 단순히 탑승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기종을 바꾸어, 20여일 전에 예매 확인까지 한 승객을 어떠한 고지도 없이 이렇게 골탕 먹일 수 있습니까?

제주항공도 아니고 한성항공도 아닌 세계적인 항공사라 떠들 자격이 있습니까? 일 처리하는 수준이 황당하고 기본이 안 돼 있다고 생각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글을 올립니다.

책임자가 사죄의 뜻이라며 10만원권 할인티켓을 가지고 왔다. 그들의 '죄'를 티켓 한 장으로 사면받고자 했나보다.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잃어 버린 시간과 공항 오는 데 도와주신 여러분들, 제주에서 다른 약속 마다하고 대기중인 분들, 학원선생님과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가족 무료티켓이 아니면 안 받겠다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거두어들였다. 자신은 그런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직원의 실수라 하고,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권한 밖이라 하며 책임회피를 했다.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 온 대한항공이 이런 '음흉한 모습'으로 다가 올 줄 몰랐다. 문서로 남아 있는, 그네들이 발행한 예약 확인증은 휴지에 불과했다. 우리사회에 팽배한 상호 신뢰와 신용 .믿음의 부재를 실감했다.

우리를 두 번째 울린 사건은 제주공항에 도착해 일어났다. 수하물 두개를 기다렸는 데 도무지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 짐이 제일 먼저 비행기를 타서 제일 마지막에 나오나 보다 하고 아이들과 함께 짜증을 달래고 있었다. 수하물 차량이 떠난 뒤에도 우리 짐은 보이지 않았다.

직원들이 무전을 치며 서로 찾고 난리가 났다. 한 남자가 표를 보더니 "이 짐은 이전 비행기로 와서 한참 주인을 못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남직원에게 우린 10시 45분 비행기를 타고 왔는 데 어찌 이건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와 있느냐고 물었다. 남자직원의 간단한 한마디. “수하물 담당직원이 실수했나 봅니다.”

기가 막히고 어이없어 쓴 웃음만 짖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 가방 속엔 몇 백 만원의 현금과 중요한 자료들이 있었다.

.................................................................................................................................
이에 대해 대한항공 홍보실측은 15일 "운송 지연으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이경미 고객에게 이미 지난 3월 5일 사과 말씀 전달 및 소비자 피해 보상 규정에 따라 보상액이 제공되었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밝혀왔습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애기 2007-03-16 10:46:18
대한항공 여전히 약자에게 대단하군요.
늘 이렇게 대충 무마하거나 모른척하거나,
이런 관행 고치지않으면 조금씩 조금씩 신뢰를 잃게되고
승객들의 마음은 떠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