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홀랑 태운 화재 원인이 지펠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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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홀랑 태운 화재 원인이 지펠 냉장고?
조사 중 결정적 증거물 사라져...국과수 결과에도 피해자 강한 의혹
  • 박신정 기자 912shin@csnews.co.kr
  • 승인 2011.07.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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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의 재산적 손실을 낸 한 가정집의 화재사고 원인을 두고 피해자와 삼성전자가 갈등을 빚고 있다. 

피해자가 화재 원인으로 꼽은 지펠 냉장고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제품 하자가 아니다'라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핵심 증거품인 전원코드가 감쪽같이 사라져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

"원인규명을 위해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소비자의 주장에 삼성전자 측은 "조사결과 제품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입장이다.



▲화재로 인해 잿더미 상태가 된 거실 내부(위)와 지펠 냉장고 전면부를 중심으로 전소된 모습.

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거주 김 모(남.61세)씨는 2010년형 삼성 지펠 냉장고 폭발로 집안 일부가 불타고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으나 삼성전자 측에서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은 채 발뺌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씨에 따르면 지난 4월 16일 저녁 10시경 가족들이 잠에 들려던 찰나 방문 틈으로 연기가 새어들어왔다고. 깜짝 놀라 거실로 나가보니 냉장고 주변으로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급히 대피한 김 씨와 가족들은 손에 가벼운 화상을 입는 정도로 그쳤지만 화재로 인해 집안은 온통 시커먼 잿더미로 뒤덮였다.


▲ 지펠 냉장고 상단의 전원선.


화재가 발생한 다음 날부터 경찰조사가 시작됐다. 전원코드와 냉장고 상단 전원 인입주변에 전기적 특이점을 발견했다는 경찰 측 설명에 김 씨는 중요 증거품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곧바로 전원코드를 잘라 증거보관 봉투에 담아두었다.

그러나 방문한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어떤 사과의 말이나 위로도  없이 조사 결과에 대해 일체 함구하며 돌아갔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국과수의 조사결과만을 초조하게 기다린 김 씨는 얼마 후 돌아온 답에 아연실색했다. 내용인즉 ‘냉장고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중요 증거물품인 전원코드가 손실돼 화재 원인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


혹시나 조작 등의 문제가 생길까 싶어 경찰과 동행해 직접 냉장고와 따로 보관해둔 전원코드를 국과수에 넘긴 김 씨로서는 이런 기막힌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다.

경찰과 국과수 측에 자세한 정황파악 및 증거물품을 찾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국과수는 ‘증거물품접수 당시 전원코드는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를 종결하겠으니 더 진행하고 싶으면 민사소송을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구청 조사결과 화재로 인해 대략 3천500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을 확인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으로 부터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 김 씨는 가입된 보험조차 없어 결국 모든 피해복구를 자비로 처리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김 씨는 “풍족하진 않았지만 소박하게 4식구가 살던 집이 한순간에 폐허가 됐다. 냉장고 하나 잘못 들여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경찰이 당초 화재 현장에서 냉장고 전원 인입 주변에 문제가 있다고 추정을 하고도 지금에 와 전원코드가 없어져 도리가 없다니 답답할 뿐"이라며 "그렇다면 지펠 냉장고가 아닌 다른 발화 원인이라도 명백히 나와야 하는 게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드러냈다.

김 씨는 "현장까지 증거품(전원코드)을 가지고 갔지만 경찰이 최종 접수를 한다고 해서 믿고 맡겼다"며 “이제 삼성전자와 경찰 모두 믿을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과수 조사 결과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판명된 사항이라 우리는 보상 의무가 없다”며 “전원코드가 눌린 채 발열이 됐다고 추정이 되는 상황인데 현재 전원코드도 분실된 상태이고 설사 있다치더라도 그것만으로 제품 이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화재의 경우 심각한 사안이기에 내부적으로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제품 하자가 원인일 경우 최대한 보상을 하지만 이번 경우는 하자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증거품 분실에 대한 피해자 의혹에 대해 "혹여라도 오해를 살 수 있어 삼성전자 측은 증거품 이송과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건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는 유력한 증거품으로 거론된 냉장고 전원코드의 경우 외부의 심한 압력이나 자연부식돼 발화를 일으키는 등의 큰 자극이 없으면 손상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화재가 발생한 냉장고는 2010년형으로 사용기간이 짧아 자연부식의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청소기처럼 과도한 움직임으로 인해 전기코드가 훼손될 여지가 있는 제품군도 아니라는 것.


▲ 2009년 당시 냉장고 폭발사고로 인한 리콜서비스 안내.


한편 화재원인으로 지목된 삼성 지펠 냉장고는 2009년에도 내부 폭발로 인한 화재사고가 발생해 대규모 리콜이 진행됐었다.


다음 해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했지만 원인불명으로 사건 종결된 바 있다. 2010년 화재사건 당시에도 국과수로 증거물품을 이송하던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밝혀지지 않았다. 그 후로 삼성전자는 증거품 이송과정에 일체 관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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