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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동 반복하던 블랙박스, 결국 사고에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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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동 반복하던 블랙박스, 결국 사고에 먹통
  • 김건우 기자 ganumja@naver.com
  • 승인 2012.12.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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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랙박스가 교통 사고 해결의 중요한 열쇠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동일한 고장으로 반복적인 수리를 받고도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한 소비자와 기기 자체 특성이라는 제조업체 사이의 신경전이 뜨겁다.

18일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에 사는 최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 ‘아이나비 블랙박스 모델 G-100’을 37만원에 구입해 차량에 장착했다.

사고 발생 시 블랙박스가 중요한 증거물이 되는 사례를 보고 구매결정한 것. 하지만 구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블랙박스가 재부팅되고 녹화가 되지 않는 등 오작동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해 이런저런 해결방법을 찾아봤지만 답이 없어 구입처로 방문했고 "저장돼있는 녹화 파일을 자주 지우라"는 안내에 따라 녹화 파일을 지웠다. 

그러나 이건 제조업체와 기나긴 줄다리기의 시작일 뿐이었다. 이후 2~3일 정도 정상 작동되던 블랙박스는 동일한 고장을 일으켰다. 최 씨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공식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공식 서비스센터 측이 제시한 새로운 해결책은 바로 '프로그램 업데이트'. 완전히 해결될 것으로 확신했던 최 씨의 기대는 불과 3일도 채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이후 센터측의 답변은 역시나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날씨가 서늘해지자   블랙박스 이상 증상도 점차 줄어들었고 바쁜 업무 탓에 한동안 잊고 지냈다는 것이 최 씨의 설명.

지난 12월 10일 최 씨는 주차 중인 자신의 차량 앞 범퍼가 훼손된 사실을 알고 원인을 알기 위해 블랙박스 확인했지만 녹화 기록은 온데 간데 없었고 후방카메라 녹화기록 마저 사라진 상황이었다. 각종 사고 방지 및 증거물을 찾기 위해 샀던 블랙박스가 정작 필요할 때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

녹화 기록이 없는 것에 대해 서비스센터 측은 ‘차량 배터리 문제’라고 짚었다. 결국 똑같은 증상으로 3번씩 서비스센터를 찾았지만 그때마다 각기 다른 원인과 해결방법을 진단할 뿐, 근본적인 고장 원인을 해결할 수 없었다.

최 씨는 “배터리 문제라면 배터리 방전을 막기 위해 추가 비용을 들여 설치한 ‘상시 전원장치’는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이냐”며 “더 이상 고장으로 서비스센터를 오락가락 하는 것도 신물 나 차라리 환불을 받아야 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인 팅크웨어 관계자는 "블랙박스의 오작동 원인은 온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고장 증상이 비슷하다해도 다른 처방이 내려질 수 있다”며 “펌웨어 업그레이드와 같은 제품 개선방법으로 오류 발생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블랙박스 특성상 차량 배터리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차량을 자주 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배터리 방전을 막기 위해 주차 상태에선 녹화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으며 제품 설명서에도 이를 명시하고 있다”며 “제품 상 하자로 명백히 밝혀진다면 언제든지 해당 제품에 대한 환불 및 교환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 씨는“지금은 주행중에도 블랙박스가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답답해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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