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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체질 확 바꿨다..'조준희호' 파격 행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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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체질 확 바꿨다..'조준희호' 파격 행보 계속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3.01.07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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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후 2년동안 계속되고 있는 기업은행 조준희 행장의 파격 행보가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인사제도와 조직문화를 바꿔 업무성과를 높이면서 취약했던 개인고객 부문을 개선하는 등 50여년간 굳어진 기업은행의 체질을 확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저성장 저금리 기조속에 파격적인 금리인하 조치로 실적이 떨어지는 부담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조 행장은 우선 학력주의를 타파하는 등 혁신적인 인사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단기계약직 제도를 폐지하고, 처음부터 정규직에 포함시키는 무기계약직 채용방식을 도입했다.그 일환으로 지난 1일에는 창구텔러 등 기간제계약직 총 1천132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켰다. 무기계약직 직원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고, 무엇보다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조 행장의 혁신인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0년 12월 28일 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2011년 67명, 지난해에는 110명의 고졸 인재를 채용했다. 기업은행이 고졸 출신을 채용한 것은 15년만의 일이다. 근무중인 장애인도 2010년 말 117명에서 지난해 11월 말에는 273명으로 156명이나 증가했다. 국내은행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4월 다문화 인력도 12명 채용했다. 조 행장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가 이같은 조직문화를 대변한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이와함께 조 행장은 조직문화를 일하고 싶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데 팔을 걷어 붙였다. 조행장 취임 전에는 야근이 많아 밤 늦게 퇴근하는 직원들이 많았지만 금융노조와 산별협약을 통해 저녁 7시에는 모든 임직원의 PC 전원을 끄도록 함으로써 근무시간 정상화를 이뤘다. 2010년 말 오후 7시30분이었던 평균 PC OFF시간은 지난해 12월26일 6시58분으로 32분 가량 단축됐다.



아울러 일반 서민들도 기업은행과 거래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수십년간 기업 전문 은행으로 굳어온 아이덴티디를 확 바꾼 것이다.  지난해에는 KBS '전국노래자랑'의 장수 MC로 유명한 송해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세간의 화제를 뿌렸고 그만큼 높은 홍보효과를 거뒀다 .

2010년 말 944만명에 불과했던 개인고객수가 지난해 말 약 1천152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한 해동안만 개인고객수가 10만명 이상 증가했다. 조 행장은 송해씨와의 광고모델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해 올해도 기업은행 이미지를 더 친근하게 만들 계획이다.


주력인 기업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취임전 대출 최고금리는 가계부문이 18%, 기업은 17%에 육박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여론이 끓어오르자 대출 최고금리를 13, 12%로 낮췄고, 올해 1월1일부터는 아예 한자리수인 9.5%로 끌어내렸다. 경기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없애고 감면금리체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시중 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정해놓고, 대출자의 신용도와 리스크 등을 고려해 금리를 가산하거나 이를 깍아줬다. 문제는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 어렵고 불투명해 100명 중 1~2명 꼴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은 금리인하 조치에 힘입어 2010년 말 89조원이던 중소기업 대출액이 2011년 말 95조원, 지난해 11월 말에는 102조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같은 파격적인 금리인하 조치는 순이익 감소에 직격타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조 행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순이익 규모는 2010년 1조3천600억원, 2011년 1조4천4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분기 실적부진으로 1조3천억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은행권 전반이 어려운 가운데 기업은행의 올해 성적표는 2010년 수준을 하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심현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은행업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가 금리에 반영되므로 4분기 순이익 시장 기대치를 가장 크게 밑돌 것"이라고 추정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2년여 동안 분기 순이익이 3천억~4천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는 2천억원을 간신히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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