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하나투어, 소비자 중심경영 아닌 배신 경영?"
상태바
"하나투어, 소비자 중심경영 아닌 배신 경영?"
  • 김미경기자 news111@csnews.co.kr
  • 승인 2014.04.07 0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고 당해 위급한 여행객을 방치해 두는 게 하나투어가 말하는 소비자 중심경영이란 말입니까?”

해외 패키지여행을 떠났다가 상해사고를 당한 한 소비자가 여행사의 안일한 대처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부산에 사는 유 모(남)씨는 7일 “패키지여행 중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규정만 들먹이며 여행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방치했다”며 여행사 측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난했다.

유 씨는 지인들과 1년여간 돈을 모아 꿈에도 그리던 해외여행을 부부동반으로 가기 위해 하나투어 패키지 상품 중 부산 출발 베트남/캄보디아 6일(하롱베이+앙코르와트) 상품을 계약했다.

지난 3월 13일 오전 부산 김해공항에 집합해 아내와 설레는 마음으로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으나 여행 첫날 숙소에서 부인 이 모(여)씨가 고관절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욕실에서 샤워 후 나오다가 높은 욕조에 뒷발이 걸려 넘어진 것. 다른 발로 중심을 잡으려고 했지만 바닥이 미끄러워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현지 의사는 허벅지를 절개해서 쇠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해외에서 수술을 한다는 게 불안했던 유 씨는 가이드에게 한국에서 수술할 것이라고 통보하고 귀국 일정, 여행자보험 등 자세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하나투어 본사와 지점으로 수십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하루속히 귀국해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 유 씨는 병원 예약 및 앰뷸런스 요청을 위해 대학생인 자녀에게 전화해 여행사 측에 도움을 청하도록 했다. 또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 등 상세한 사항은 자신에게 전화해 달라고 부탁하라고 했다.

다음날 현지병원을 퇴원하고 새벽 12시5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호텔에서 체크아웃 후 기다리는데 딸에게서 연락이 왔다. 하나투어에서 돌아온 답은 "사고 난 당사자가 전부 알아서 해결하라"는 내용뿐이었다고.

여행사 측은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는 여행자보험을 통해 해결하고 기타 택시비와 비행기표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는 것. 또한 앰뷸런스나 병원 예약도 해줄 수가 없고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되기에 현지에 있는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줄 수도 없다고 거절했다고.

막막한 유 씨의 딸이 "택시를 타기 위해 걸어서 나올 상태가 아니므로 공항에 하나투어 업체차로 병원까지 데려다 줄 수 있냐"고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오매불망 여행사 측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유 씨는 허탈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급선무라 일단 현지가이드가 지시한 오후 5시에 호텔 로비로 내려가 기다리는데 약속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부목을 대 반바지 차림인 유 씨의 아내는 로비에서 오한에 떨며 1시간30분을 기다려야 했다.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현지가이드는 “병원비와 하노이까지 가는 택시비 240달러와 항공비 892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현금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유 씨는 병원비와 택시비만 먼저 지불하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송금하기로 하고 하노이로 출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노이공항에서도 하나투어 직원이 마중 나와 안내할 것이라고 했지만 나와 있지 않았다.

결국 딸에게 다시 전화해 ‘119에 연락해 앰뷸런스를 요청하고 집 근처 병원에 진료 예약을 하라’고 일렀다.

유 씨 부부는 119 측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무사히 도착해 가까스로 수술할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자기 관절을 들어내고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의사는 설명했다. 

유 씨는 “어린 여학생이 모친의 사고로 가슴 졸이며 도움을 요청하는 간절한 요구도 묵살했다”며 “혹 사고가 나서 한국에 보호자나 자녀가 없고 현지에 현금마저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한국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현지에서 죽어가야 하냐”며 기막혀했다.

이어 “수술 후 3일째나 돼서야 찾아온 보상팀 직원이 주고 간 명함에는 큼지막하게 ‘소비자 중심경영’이라고 찍혀 있는데 ‘소비자 배신 경영’을 잘못 인쇄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