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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먹통' 블랙박스, 피해 보상 왜 '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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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먹통' 블랙박스, 피해 보상 왜 '찌질'?
'보조 장치'로 분류, 실질 보상 범위·기한도 제한..포맷 등 관리 필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5.04.1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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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경남 창원시에 사는 양 모(남)씨는 3년 째 장착하고 있는 블랙박스 때문에 고심중이다. 주행 도중 잦은 재부팅으로 SD카드도 4번이나 교체했고 재발해 3번 씩이나 AS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재부팅 현상은 지속됐고 주행 중 영상도 중간중간 녹화가 안되는 등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AS센터를 찾았지만 '재부팅 현상을 재연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 당하기도 여러 번이었다고. 그는 "주행 도중에도 재부팅이 되고 녹화도 불안정해 영상이 끊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오히려 블랙박스 때문에 속이 탈 지경"이라고 답답해했다.

#사례2.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조 모(여)씨는 얼마 전 주차장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배달용 오토바이와 부딪혔는데 다행히 블랙박스가 있어 쉽게 처리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조 씨. 하지만 영상을 확인해보니 사고 전 후 2분 간의 영상은 없었고 SD카드의 영상을 전부 확인해보니 중간중간 끊어진 구간이 있었다. 제조사에서도 하자를 인정했지만 교통사고 처리 관련 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조 씨는 "교통사고에 대비해 장착한 것인데 정작 사고 당시에는 무용지물이 되니 황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차량 사고 시 목격자 역할을 할 수 있어 장착하는 차량용 블랙박스가 정작 사고 발생 시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문제다.

보험사에서도 블랙박스 장착 고객에 대해 납입 보험료의 3~5%를 할인해주고 있다. 사고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모리카드 불량, 외부 충격 등 다양한 원인으로 사고 당시 영상을 저장하는 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운전자들이 수두룩하다.

이 외에도 차량 배터리를 과도하게 사용해 차량이 방전되는 난감한 상황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 차량 보조장치로 분류, 보상은 '블랙박스로 인한 직접 피해'로 한정

제조사들이 '내 차 안의 변호사'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블랙박스의 기능을 홍보하지만 보험사들은 정작 미작동시 '차량 보조장치'라는 이유로 소비자 보상에 미온적이다.

팅크웨어(대표 이흥복), 다본다(대표 윤민경), 파인디지털(대표 김용훈) 등 블랙박스 업체들은 제품 매뉴얼에 '모든 사고영상을 녹화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라고 단서 조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운전자들이 주기적으로 관리하지 못해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제조사 잘못으로 몰아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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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나비 블랙박스 QXD 900 사용설명서에 명시된 주의사항.

블랙박스의 무상보증기간은 TV, 냉장고 등 타 가전제품과 동일한 1년이다. 하지만 저장공간 역할을 하는 SD카드는 6개월에 불과하다. SD카드 구입 후 6개월 이내에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소비자가 제 값을 주고 수리를 해야하는 셈이다.

6개월 이내에 '불량 증상'을 발견했다고 해서 모두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조사 차원의 보상은 무상보증기간 내 하자에 대한 무상수리와 블랙박스가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블랙박스의 과열로 인해 발생한 화재 등의 피해가 아니라면 실질적인 보상은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블랙박스를 두고 벌어지는 가장 큰 논란은 사고 현장 등 영상녹화가 안돼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벌어진다.

하지만 녹화 불량은 사고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에 제조사 측으로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

◆ SD카드 포맷은 최소 1개월에 한 번,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블랙박스의 원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까?

먼저 녹화 영상이 저장되지 않는 문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영상 파일을 저장하는 SD카드의 주기적인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주행 중 자동녹화가 되는 블랙박스는 저장용량이 크지만 이마저도 버거울 정도로 정보가 과도할 경우 영상이 저장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영상을 일괄 삭제하는 포맷을 최소 1개월에 한 번씩 하도록 제조사는 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 포맷이 되는 제품이 많다. 

SD 카드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행시간이 길수록 저장 영상도 많아지기 때문에 소모품인 메모리 카드의 수명도 그만큼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메모리 제조사들도 블랙박스용 SD카드의 무상보증기간을 6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일반 사용시보다 절반 정도다.

제조사 관계자는 "블랙박스는 정기적으로 메모리 포맷을 하는 등 운전자의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라면서 "사고 당시의 상황도 고려치 않고  무조건 블랙박스가 약하다고 단정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방전 방지를 위해 배터리 전압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 전원이 차단되는 '방전방지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거나 장기간 미 사용시 전원을 차단시키는 것도 소비자들이 알아 두어야 할 정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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