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해외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남승우 사장이 풀무원식품을 앞세워 잇따라 해외 법인을 인수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적자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해외 법인들이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 사장이 과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증권가에 따르면 풀무원은 올해 해외 부문에서 46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408억 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적자폭이 12.7%나 늘어난 것이다. 풀무원의 총 영업이익이 400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해외법인의 적자가 매우 심각한 편이다.
풀무원 해외 부문 실적은 풀무원식품의 영향이 크다. 풀무원식품은 풀무원이 지분율 92.1%를 가지고 있는 종속기업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식품사업을 맡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풀무원식품 해외 법인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기준 3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가량 증가했지만 적자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풀무원 남승우 사장이 해외 두부 시장이 크지 않은 데 반해 무리하게 투자를 지속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풀무원은 지난해 적자 수렁에 빠진 풀무원식품에 700억 원을 빌려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금액은 풀무원 자기자본의 20.91%에 해당하는 금액이라 모기업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풀무원식품의 단기차입금도 3분기 말 기준 1천800억 원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해외 인프라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 적자를 내고 있지만 조만간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미국, 일본 등 투자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사에서는 풀무원의 해외 법인에 오랫동안 투자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수익 개선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풀무원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해외 식품 기업을 인수했는데 각 해외 법인 실적이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