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6s 배터리 무상교체를 특정 제조일자로 제한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이 모(여)씨는 아이폰6s가 이유없이 꺼지는 현상으로 불편을 겪던 중 애플코리아 측의 '아이폰6s 배터리 무상교체' 발표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수리를 거부당했다. 무상수리 대상품목을 특정 제조일자로 한정했기 때문.

12월 한달동안 매주 애플 고객센터에 전화를 연결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똑같았다. 교체대상이 아니며 현재로써 방법이 없으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

이 씨는 "매일 이유없이 꺼지는 폰 때문에 생활이 불편한데 무상교체라고 발표해놓고 일부 품목에만 한정시키는 건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강서구에 사는 신 모(남)씨의 사례도 비슷하다. 신씨가 2015년 12월에 구입한 아이폰이 산에 오른다거나, 실내가 아닌 외부에서 사용하려고 하면 배터리가 20~30% 남아있어도 꺼져버리는 현상을 겪었다.

일부에서 온도가 내려가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추측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기계적 결함이라고 판단한 신 씨는 서비스센터를 찾아가 업체 직원과 3시간 가까이 실랑이를 벌어야 했다. 센터 측의 답변은 "고객의 제품이 무상수리 대상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조치해 줄수 없다"였다.

◆ 배터리 무상 교체 '차떼고 포떼고'

애플은 아이폰6s에서 갑자기 전원 꺼짐 현상이 다수 발생하자 배터리 무상 교환을 결정했다. 지난 11월 20일부터 홈페이지에는 '2015년 9월과 10월 사이에 제조된 특정 일련번호 범위 내의 아이폰6s 기기가 해당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문제는 2015년 9월과 10월 사이에 제조된 특정 일련번호의 제품이 아니면 배터리 무상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애플이 무상수리 대상을 특정기간 제조된 모델로 한정시키면서 그 기간이 아닌 날짜에 제조된 아이폰6s 소비자들은 같은 증상이 발생해도 유상 교체를 해야하는 상황.

또 제조년월일이 맞더라도 일련번호에 기재된 생산 지역이 맞지 않을 경우도 무상 교체에서 제외된다. 서비스센터 현장에서 증상 재현이 되지 않아 무상교체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폰6s가 아닌 아이폰6, 아이폰6s+ 등 타 기종에도 배터리가 꺼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애플코리아 측은 "타 기종은 아직 해당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조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이번에는 아이폰6s 기종이어도 특정 일련번호가 아닌 제품은 배터리 무상교체를 해주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편을 외면하고 있는 것.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오류가 해결될 거라는 입장이지만 실질적 해결이 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편이 증폭되고 있다.

더 문제는 애플 측의 태도다. 서비스센터 직원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 10명중 3~4명이 이 문제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기의 문제가 아니라고 발뺌하는 태도로 소비자들의 화를 키우고 있다. 

줄곧 아이폰을 사용해 왔다는 한 소비자는 "분명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굳건해 보인 브랜드 이미지로 한 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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