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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는 자동차 엔진오일...이유없이 늘거나 줄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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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는 자동차 엔진오일...이유없이 늘거나 줄거나
안전상 우려 높지만 원인 안밝혀져 소비자 불안 커져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07.11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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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천km마다 0.5리터씩 줄어드는게 당연? 인천시 중구 항동에 사는 강 모(남)씨는 지난 2015년 12월 닛산 캐시카이를 구매했다. 강 씨에 따르면 차량 구매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엔진 오일 부족 경고등이 떴다. 엔진오일을 교체했지만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엔진오일 부족 경고등이 떠 서비스센터에 이상을 문의했다. 서비스센터 직원으로부터  “3천km 주행마다 엔진오일이 약 0.5리터 줄어드는 게 정상”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강 씨는 "서비스센터 설명대로라면 3만km를 주행할 쯤이면 엔진 오일이 무려 5리터가 소진된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황당해 했다. 강씨는 이전 차량 운행 당시에는 1만km마다 엔진오일을 교환해 왔다며 이같은 업체 주장이 타당성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 엔진오일 늘어나는데 원인은 몰라 광명시 하안동에 사는 정 모(남)씨는 지난해 중고로 2012년식  현대차 스타렉스를 구매했다.  구매 당시 주행거리는 4만3천km였고 일상적으로  5천~6천km 마다 엔진오일을 교환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시간이 지나면 엔진오일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상을 감지한 정 씨가 해결을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뚜렷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 씨는 “엔진 오일이 계속 불어나는 상태로 주행을 하면 엔진 등 관련 부품의 고장을 일으키고 수명도 짧아지지 않겠냐”며 “더군다나 경유가 엔진오일과 혼합되면서 화재 발생의 위험까지 있어 걱정이 된다”고 호소했다.

엔진오일 감소와 증가 현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차량 이용자들이 많다.

주행거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엔진오일 감소량이 많다거나, 반대로 주행거리가 늘었는데 엔진오일 양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이같은 증상에 대해 서비스센터에 해결을 요청해도 정확한 설명이나 원인 파악,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관련 내용으로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올해에 접수된 민원만 10여 건에 달한다.

일부 업체에서는 관련 부품을 교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뚜렷한 증상 개선이 없어 업체와 소비자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제조사에 대책을 요청해도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 ‘기술력 부족’ 또는 ‘부품 결함’…완성차 업계 원인 찾기 분주

급격한 엔진오일 감소와 증가는 안전과 직접 관련된 문제로 시동 꺼짐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증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제조사의 기술력 부족이 주로 거론된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누유가 없는 상황에서 엔진오일이 급격히 줄어드는 이유는 대개 연비를 좋게 하려는 게 원인”이라면서 “엔진 내 마찰계수를 줄이기 위해 피스톤 링의 장력을 낮추면서 실린더와 피스톤 사이의 간극이 넓어져 엔진오일이 연소실로 스며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차량 전문가는 “엔진 오일 감소 문제는 안전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면서 “여러 번 문제가 나오는 것은 결함이나 엔진의 기술 완성도가 떨어져서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엔진오일 감소의 적절량에 대한 판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업체 측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역시 문제다. 제조업체들이 모델 별 판별 기준을 제시해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엔진오일 증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배출가스를 줄이려는 제조사의 노력이 증상을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역시 각 사례마다 세부 요인이 달라 원인 파악을 위한 면밀한 사후 조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진오일이 급격히 줄어드는 사례는 종종 발견되지만 반대로 늘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완성차 제조사들이 배출가스를 줄이는 과정에서 배출가스 ‘후처리’와 ‘엔진 내 재사용’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 중에 엔진오일 증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견해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차는 엔진오일 증가의 원인에 대해 “배출가스 정화 장치를 작동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입장을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소비자의 우려와 안전을 위해 차량 제조사들이 명확한 사후 조치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병일 명장은  “엔진오일은 실린더나 피스톤 등 엔진 기관의 보호를 위한 물질”이라며 “엔진오일에 연료가 섞일 경우 적정 점도를 유지하지 못해 차량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배출가스 줄이기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어 그는 “엔진오일 증가 현상에 대해  제조사는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한 뒤  적절한 대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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