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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사외이사-③보험]12개사 29명 중 38%가 관료출신...DB손보·한화생명 관료비중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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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사외이사-③보험]12개사 29명 중 38%가 관료출신...DB손보·한화생명 관료비중 높아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8.03.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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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이 15일을 기점으로 주총시즌에 돌입한다. 올해 주총은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문제와 노동자 추천 사외이사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하며 그 어느 해보다도 관심을 끌고 있다. 4대 금융지주와 상위 20개 보험사와 20개 증권사 가운데 올해 사외이사 신규 선임 및 재선임이 이뤄진 30개사에서 총 89명의 후보가 추천됐다. 이들의 면면을 업권별로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이번 주총에서는 10대 생명보험사 가운데 5곳, 10대 손해보험사 가운데는 7곳이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거나 재선임하는 것로 나타났다.

12개사에서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는 총 29명이며 이 가운데 37.9%에 해당하는 11명이 관계 출신으로 드러나 실세형 사외이사 선임이 올해도 대세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DB손해보험(대표 김정남)은 사외이사 후보 3명이 전부 정관계 출신이고, 한화생명(대표 차남규)은 3명 가운데 2명이 정관계 이력을 지닌 인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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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대표 김창수)은 강윤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와 김준영 성균관대학교 명예총장 등 2명을 사외이사로 선임 공시했다.

이 중 강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당시 새천년민주당 정책연구실장을 역임한 후 보건복지부 차관에 봉직된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에는 대통령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2010년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등을 차례로 거쳤다.

한화생명은 최선집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와 김경한 한국범죄방지재단 이사장, 박승희 정리금융공사 사장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중 김경한 이사장은 1999년 법무부 차관을, 2008년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박승희 사장 또한 재무부 사무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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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대표 정문국)은 권혁상 원투자자문 대표이사, 송웅순 법무법인세종 대표변호사, 안재범 경희대학교 테크노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 등 4인의 이력을 공시했다. 미래에셋생명(대표 김재식)은 김경한 컨슈머타임스 대표, 홍완기 한라 사외이사, 엄영호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 3명을 선임했다.

동양생명(대표 구한서, 뤄젠룽)은 기존의 사외이사였던 푸챵 싱가포르국립대학 부교수와 리훠이 싱가포르국립대학 조교수, 김기홍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하상기 전 하나HSBC생명 대표, 허연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등을 유임시켰다. 이 중 김기원 전 부원장보가 정·관계 인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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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삼성생명 사외이사),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한화생명), 김성진 전 조달청장(삼성화재),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DB손해보험), 방영민 전 재정경제부 공보관(한화손해보험), 문재우 전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대표 안민수)는 김성진 법무법인화우 고문을 선임했다. 김 고문은 2005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 2007년 조달청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해 문재인 캠프에서 경제 분야 공약 입안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DB손해보험은 박상용 법무법인율촌 고문과 김성국 IBK신용정보 대표,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3명을 공시했다.

박성용 고문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2001년부터 2011년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김성국 전 대표이사는 재무부 보험국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재정경졔원과 금융감독위원회 출신이다.

현대해상(대표 이철영, 박찬종)은 유재권 상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선임했다.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윤식)은 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와 방영민 한국지속성장연구원장, 안승용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상근부회장, 이상용 세무법인세연 회장 등 4명을 공시했다.

방영민 원장은 1997년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실행정관과 1999년 재정경제부 공보관, 국무조정실 사회문화조정관실 복지심의관, 2002년 재정경제부 새제총괄심의관, 2004년 금융정보분석원장, 금융감독원 감사 등을 역임했다. 이상용 회장은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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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은 문재우 법무법인율촌 고문을 선임했다. 문 고문은 재무부 출신 인사로 2001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실 행정관, 2003년 새천년민주당 제2정책연구실 금융담당수석전문위원,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원회 전문위원,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 2007년 금융감독원 감사 등을 역임했다.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는 KAIST 경영대학 경영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흥국화재(대표 권중원)의 경우 류충렬 KAIST 금융전문대학원 회계학 교수를 신규선임했다.

주요 보험사들이 정·관계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것은 대외적인 협상력을 염두에 두어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외이사가 사실상 정부나 외부 감독기관을 대상으로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며 상황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다보니 정치권을 염두해두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현 정부 등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솔직히 어렵다”며 “사외이사가 하는 다양한 역할을 생각해보면 관련 이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하기도 했다.

각 보험사가 선임한 사외이사는 별다른 이슈가 없는 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관례다.

한편 비상장사인 교보생명(대표 신창재)이나 NH농협생명(대표 서기봉), 흥국생명(대표 조병익), 신한생명(대표 이병찬), 메트라이프생명(대표 데미언그린),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 NH농협손해보험(대표 오병관), MG손해보험(대표 김동주) 등도 일부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돼 이달부터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의 신규선임·재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력 공시의무가 없고 일부 보험사는 내정자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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