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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상반기 영업적자 사상 최대...탈원전 정책에 요금인상 난망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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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상반기 영업적자 사상 최대...탈원전 정책에 요금인상 난망 '첩첩산중'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7.08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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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대표 김종갑)의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가 사상 최악인 1조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탈원전 정책이 지속되는 데다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 인하가 이사회에서 가결되고 전기요금 개편안도 정부가 반대하는 등 하반기 역시 적자규모를 줄이기가 요원하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조2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12조 원에 달했으나 2017년 4조9000억 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20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무려 62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분기엔 5800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한전 영업이익 동향.png
한전이 올 상반기 조 단위 적자를 내게 되는 배경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용 증가로 인한 연료비 상승과 원전 이용률 저하가 꼽힌다. 원전 가동을 줄이느라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사용이 늘어났다. 풍력, 태얄열 등 재생에너지의 경우에도 지난해 1㎾h당 발전단가가 원전보다 3배나 비싸다.

원전 이용률이 하락하면 한전은 자회사인 한수원 대신 민간 발전사에서 사들이는 전력량이 증가하면서 전력구입비가 상승한다. 탈원전 영향으로 원전을 줄이고 비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다 보니 한전 적자도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한전의 실적하락은 원전 이용률이 대폭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영향으로 비용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탈원전 등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의 여파라고 입을 모은다. 한전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한 지난해였다.

천문학적인 적자폭이 쌓이자 최근 한전 이사회는 전기요금 인상카드를 들고 나섰지만 정부가 반대하고 있다. 최근 한전 이사회는 누진세 폐지, 전기요금과 에너지 복지의 분리 등 '전기요금 체계개편방안'을 의결했다. 필수사용량 보장 공제 폐지·수정, 계절·시간대별 차등화 등 말이 개편이지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 방안이다.

하지만 정부는 4일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한국전력과 협의한 바도, 인상 요구를 받아들인 적도 없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일찍이 “2022년까지 요금을 안 올리겠다”고 약속한 데다 내년 4월 총선 표심을 의식해 한전의 전기요금 개편안을 일축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여름철 주택용전기요금 인하가 이사회에서 가결됐다. 한국전력은 7, 8월에 가구당 월 1만원 정도 전기요금을 낮출 예정이다. 사실 약 30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사실 한전은 정부의 ‘여름철 1만 원 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전기요금 개편으로 전체적인 전기요금은 올릴 방침이었으나 정부 반대로 이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한전 관계자는 "에너지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요금체계를 마련해야 지속가능 경영이 가능하다"며 "하반기 실태조사를 통해 개선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탈원전 정책은 그대로인데 전기요금 현실화도 안 되는 형편이어서 하반기 실적도 상반기 못지않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전은 정부가 18.2%, 공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이 32.9%의 지분을 보유한 공기업이다. 하지만 자본 시장의 자금이 투입되며 국내외 수많은 투자자가 주주로 참여 중인 영리 추구 기업이기도 하다. 소액 주주들은 실적을 악화시켰음에도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지 않은 한전 이사회를 상대로 배임죄로 고발 예정이다. 

국내 주주뿐만 아니라 해외 주주들이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ISD(투자자-국가소송제)를 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SD는 해외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한전은 뉴욕 증시에도 상장되어 있고 외국인이 소유한 지분이 30%에 달한다. 

한전 노조 관계자는 "원전에 비해 LNG는 발전 단가가 2배지만 신재생에너지는 3배"라며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계속 높일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한전 적자 폭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에너지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전기요금 개편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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